[인터뷰] 김범수, 노래 앞에 무릎 꿇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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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범수, 노래 앞에 무릎 꿇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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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승현 기자 = "가수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딘 신인 가수의 포부 같지만, 가수 김범수(45)가 데뷔 25주년 앨범을 발매하며 밝힌 다짐이다. 높은 인지도, 수많은 히트곡을 가진 그에게도 늘 갈증이 있다. 테크닉이 뛰어난 가수에 멈추고 싶지 않다. 어떻게 하면 리스너들이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

고민의 흔적은 정규 9집 '여행'에 고스란히 담겼다. 가수의 정체성이기도 한 정규 앨범을 내기까지 10년이 걸린 것도 그런 이유다. "10곡이 넘는 정규 앨범을 발매하고 난 뒤에는 정작 타이틀 한 곡 외의 곡들은 사장될 가능성이 크다"며 "예전만큼 노래를 알릴 수 있는 창구라든지 수단의 변화가 생겨서 움직이는 만큼 알려지는 느낌이 아니다. 결과 없이 다음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 게 반복됐다"고 털어놨다.

올해 25주년을 맞이하게 되면서 용기를 냈다. "아무것도 없이 내가 25년 활동했다고 하기에는 부끄러웠다. 뭔가 손에 노력해서 얻은 결실을 갖고 말할 수 있지 않아야 할까 싶었다"고 했다. 그렇게 지난해 초부터 앨범을 준비하기 시작해 1년 동안 꼬박 매달렸다. 신인 때보다도 더 무게 있게 진심을 담았다. 대신 앞으로 가야 할 길도 있기에 25주년에 대한 무게는 덜었다. 앨범에서도 전국 투어에서도 '25주년 기념'이라는 타이틀은 과감하게 뺐다.

"전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제 손에 작품을 들고 리스너들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오랜 시간 그런 것 없이 소리를 만들어서 전달하는 형식으로 하다 보니 회의감 같은 게 있었죠. 미니나 EP, 베스트앨범 같은 형식도 있지만 제 성에 안 차더라고요. 한곡 한곡이 신곡이어야 하잖아요. 뮤지션이 가진 생각과 정서 감정들이 녹여진 하나의 작품이어야 해요. 조각 나는 게 싫어서 완성체 정규 앨범 피지컬을 만들기로 했어요."

앨범을 준비하면서 색깔을 정하는 것부터가 또 다른 고민이었다. 신인 때 발굴해 준 프로듀서를 찾아가야 할지,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프로듀서와 협업해야 할지 여러 갈래로 생각이 뻗었다. 그때 즐겨듣고 있는 음악 스타일을 들여다봤다. "제가 상당히 미니멀한 음악을 찾아듣고 있더라고요. 악기 구성이나 이런 게 단출하고 가사가 잘 들리는 곡이어요. 그래서 제가 듣고 있던 음악 작업한 분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최유리, 선우정아, 임헌일 등을 리스트업했어요. 감사하게도 굉장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임에도 제가 연락을 했을 때 흔쾌히 작업을 해주셨어요."

작업 초반 가수 겸 작곡가 최유리가 '여행'을 썼을 때, 바로 타이틀이라고 직감했다. 아티스트 김범수로 걸어온 길을 여행이라는 키워드에 함축적으로 녹여낸 곡이다. 어제가 후회되고, 내일이 두렵지만 용기 내 어디로든 여행을 떠나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김범수는 곡의 의미에 감명받고 앨범의 테마로 확장시켰다.

타이틀곡 '여행'이 그렇듯 수록곡 모두 가사가 중점이다. 서정적이고 시적인 가사가 주를 이룬다. 그중에서도 '너를 두고'는 김범수가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고 받은 위로를 대중에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서 발전된 곡이다. 나태주 시인이 직접 작사했다. "현대 사회에서는 가진 것들이 많은 데도 공백이 생기면 결핍으로 여겨지잖아요. 불안하고 우울한 상황이 많죠. 저도 그런 걸 느끼고 있던 찰나였거든요. '내가 이렇게 감사할 게 많은데 내가 왜 조그마한 구멍 때문에 슬퍼하나' 했어요. 나태주 시인의 공통점이 그런 거였어요. 아무것도 없는 들판에 핀 들꽃 하나가 감사한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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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에 맞게 바뀐 창법은 새롭다. 김범수의 곡이라고는 쉽게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잔잔하다. 김범수는 "바뀌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 목소리 한 부분"이라며 "가사를 전달하고 서정성 전달하려고 하다 보니까 기존에 많이 활용했던 테크닉적인 부분이나 고음역대가 방해가 된다는 생각이었다. 불필요한 부분을 뺀 것"이라고 했다.

"테크니션이나 고음 주자로서 보컬을 은퇴할 것이냐고 많이 물어보시는데 전혀 그런 건 아니에요. 전 그야말로 보컬리스트라고 생각하거든요. 인생 깊게 본 다큐멘터리가 휘트니 휴스턴에 관한 것이에요. 팝 음악계 드물게 본인이 쓴 곡이 아니고 좋은 곡을 받아서 하는 보컬리스트라서 공감대가 있었어요.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았으니까 제가 바라는 모습이에요. 언제든지 변화무쌍하게 움직일 수 있어요. 보컬리스트는 그래야 해요."

보컬에 대한 고민은 항상 갖고 있다. 대한민국 4대 보컬리스트 '김나박이'에 포함되는 것도 부담이다. 김나박이는 김범수, 나얼, 박효신, 이수를 합쳐 부르는 줄임말이다. "어느 순간 명칭이 붙고 대한민국에서 노래를 잘하는 고유명사처럼 돼버리니까 참 감사한 일이지만 책임감이나 부담감이 생겨요. 이 이름이 절 짓누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것조차도 뛰어넘어야 하는 허들 같아요. 등에 지고 가다가는 제대로 된 노래를 할 수 없겠더라고요. 오히려 무대를 망칠 수 있으니 그런 것들을 내려놔야 해요. 노래를 좋아하고 재능을 가진 사람으로서 다시 접근을 하는 거죠. 노래를 잘 하는 사람, 좋은 결과를 만드는 사람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어떤 좋은 노래를 할지 신경 쓰면서 앨범을 시작했어요. 노래에 힘을 뺀 것도 다 영향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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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년의 활동을 돌아보며 실패담을 떠올리기도 했다. 외롭고 힘들었던 시간들, 결과가 좋지 않았던 프로젝트들이 스쳐갔다. 김범수는 가장 큰 슬럼프가 왔던 때를 "무릎 꿇었던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20주년 기념 첫 공연이었어요. 오케스트라부터 해서 힘을 많이 줬어요. 보컬리스트는 운동선수처럼 공연 전 루틴 같은 게 있어서 준비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공연 당일 급성 후두염이 와서 목소리가 아예 안 나왔어요.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죠."

사건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가 왔다. 콘서트 당시에는 100여 명이 넘는 스태프와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을 위해 일부러 더 덤덤하게 행동했다. 상황을 설명하고 환불 조치를 하고 모든 일을 마무리했다. "그게 화근이었어요. 울든 화를 내든 짜증을 내든 도망쳤어야 했어요. 이후에 무대 공포증이 생겼어요. 다리가 떨리고 심장이 너무 떨려서 그 소리가 들릴 정도였죠. 노래에 무릎을 꿇는다는 표현이 처음이었어요."

"내가 그렇게 좋아하고 유일하게 잘하는 건 이거밖에 없었는데 이걸로 좌절하면 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죠. 그걸 이기지 못하고 2년을 보냈어요. 다행히 코로나 시기여서 활동량이 많지 않았어요. 진짜 힘들지만 버틸 수 있었는데 코로나 이후에도 한참을 헤맸어요. 이 앨범을 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만들 수 있을까 확신이 없었어요. 희한하게 이 앨범 만들면서 회복이 되더라고요."

차츰 무대 공포증을 이겨내고 있다. 사실 재작년 공연에서는 내내 불안했지만, 작년 공연에서는 두려움이 덜해졌다. 올해 시작되는 전국 투어는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제가 갖고 있는 무게 같은 것들이 스스로 씌운 왕관 같은 거예요. 그런 것을 내려놓고 가기만 하면 편해질 것 같아요. 보내주신 것들은 너무 감사하지만 받아서 내려놓고 가는 선상에 있어요. 그래서 가벼워졌어요. 신인 때 마음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 없어도 노래를 좋아해서 한 나의 모습을 찾아가는 시간이에요."

많은 것들이 요구되는 시대이지만 그럴수록 더 노래에 집중하려 한다. 흐름에 편승해 유튜브도 시도해 봤지만, 결국에는 맞지 않은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노래만 열심히 하고 사업 같은 것도 안 하고 한 길만 가는 분들이 대가가 되고 가왕이 됐잖아요. 무대 위에서 노래할 때가 저답고 어울리는 것 같아요. 바보 같을지 몰라도 예전 선배님들처럼 하고 싶어요.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이에요."

"타이틀 '여행'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떠나봐야지'라는 다짐으로 끝나는 게 저에게 큰 힘이었어요. 황야 속에 핀 들꽃처럼 가수로서의 인생에서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도 있었잖아요. 그래도 다시 짐을 들고 여행을 떠나봐야죠. 어떤 여행인지는 알 수 없지만요."
◎공감언론 뉴시스 chuch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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