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전서 열린 '김광석 경연대회', 싱어송라이터·청춘을 발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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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전서 열린 '김광석 경연대회', 싱어송라이터·청춘을 발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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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이 정도면 눈(說)은 음표다.

지난해에도 올해에도 '영원한 가객(歌客)' 김광석(1964~1996) 기일에 눈이 펑펑 내렸다. 수많은 눈송이들은 고인이 세상에 남긴 음악처럼 노래가 돼 서울 혜화동을 뒤덮었다.

김광석 28주기인 지난 6일 오후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열린 '제 2회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 MC를 본 가수 박학기는 "눈이 내리면 따듯해진다"고 말했다. 박학기가 절친했던 김광석 사진 앞에서 향을 피우고 소주 한 잔을 따른 뒤에 경연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는 "아름드리나무가 될 씨앗을 만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출발한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는 전신인 '김광석 노래 부르기'를 확장했다. 기존 대회는 김광석 기일에 그의 노래를 '재해석하는 가창 경연대회'에 가까웠다.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는 김광석에게 영향 받은 싱어송라이터 발굴의 장이다. 김광석의 노래를 한 곡 재해석하고, 자신이 창작한 한 곡도 들려줘야 한다.

김광석과 김광석 노래는 불멸이다.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 태어난 뮤지션들이 여전히 그의 노래를 듣고 부른다. 어쿠스틱 기반의 싱어송라이터 예빛은 'Z세대 김광석'으로 통한다. 최근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 초대형 노래방 서바이벌 'VS'(브이에스)에서 우승한 박종민은 '대구에서 온 스무살 김광석'으로 불렸다.

치열한 예심을 뚫고 이날 본선 무대에 오른 일곱 팀들도 상당수 Z세대 뮤지션이다. 그런데 김광석의 자장이 크게 느껴졌다. 노래와 연주에 몰입해 감성을 자극하는 김광석처럼 자신이 느낀 것들을 표현하는 이들이었다. 아울러 자신의 나이 때에 대해 격렬하게 고민하는 청춘들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심사를 본 싱어송라이터 권진원(서울예대 교수)은 "어린 뮤지션들이 대견하게 잘한다는 생각에 박수를 치기 보다 감상을 많이 하게 됐다. 전율이 오고 눈물이 맺히기도 하는 좋은 음악회였다"고 말했다.

곽다경&신우진 팀은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순수하게 재해석했다. 창작곡 '어니스트' 역시 누군가에 대한 초심을 솔직하게 담아낸, 깨끗한 곡이었다.

김광석의 '외사랑'을 선곡한 김부경은 건반 연주 실력이 좋았다. 창작곡 '슬픔의 무게'에선 김광석의 고독이 느껴졌다. 민물결은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을 불렀다. 창작곡은 일기를 쓰는 마음으로 부른 '오늘의 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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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던 서림도 김광석의 '외사랑'을 불렀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있다는 그의 자작곡의 제목은 건축용어인 '파사드'였다. 특히 서림은 자신이 속한 레이블 '웜피시레이블(Warmfishlabel)' 이지상 대표와 함께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직접 기타를 잡았다. 이 레이블엔 서림 외에 정오월 같은 싱어송라이터도 속해 있다.

성해빈&양은채 팀은 김광석의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를 재해석했다. 창작곡은 성해빈이 기타에서 바치는 편지 격인 '기타와 나'였다.

이상웅&정지윤 팀은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불렀는데, 기타와 함께 아쟁(소아쟁)을 편성했다. 아쟁은 첼로와 음역대가 비슷하다. 첼로는 사람의 음성과 가장 비슷한 악기로도 알려져 있다. 아쟁의 아련함이 곡에 아릿함을 더했다. 자작곡은 이상윤이 홀로 불렀는데, 경상도 사투리 내레이션이 인상적이었다.

듀오 '플릭(Flick)'은 2004년 동갑내기 스무살 친구들로 구성된 팀으로 이날 참가자 중 최연소였다. 김광석 '기다려줘'를 불렀고 창작곡 '자유롭게'를 들려줬다. 일본 기타 듀오 '곤티티' '데파페페' 같은 연주 기법이 느껴졌는데 감성은 김광석 그 자체였다.

이날 일곱 팀은 모두 상을 받았다. 가창상 성해빈&양은채, 연주상 플릭, 편곡상 민물결 작곡상 곽다경&신우진, 작사상 김부경, 다시부르기상 서림, 김광석상 이상웅&정지윤이다. '김광석 노래 경연대회'는 다른 경연대회와 달리 대상 등 상에 등급을 매기지 않는다. 다만 김광석상에만 상금 200만원과 마틴 기타를 선물했다. 다른 수상자들에겐 상금 100만원과 콜드 기타가 주어졌다.

이날 경연대회에 참가한 뮤지션들은 감성으로 따지면 '김광석과 혈족'이지만, 당당한 Z세대다운 면모도 뽐냈다. 김부경은 자신에 대해 '귀여운 뮤지션'으로 소개해달라고 청했고, 민물결은 "노래는 인정 받지 못해도 예쁜 건 인정 받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개성은 각 달랐지만 무엇보다 K팝에 쏠린 우리 대중음악계에서 싱어송라이터 계보가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극단 학전(學田)은 한자로 '배울 학(學)'에 '밭 전(田)' 자를 쓴다. 학전을 이끄는 김민기 대표는 이곳 문을 열면서 이렇게 말했다. "못자리 농사를 짓는 곳"이라고. 규모가 큰 논농사가 아닌 모내기할 모를 기르는 조그만 논이라는 뜻이다. 이곳을 거친 이들이 큰 바닥에서 추수를 거두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이날 신진 뮤지션들을 보면서 김민기 대표의 말이 새삼 수긍이 됐다. 김광석 팬클럽 '둥근소리'의 소리지기(대표)를 맡았었던 박현정(북촌탁구 관장) 씨는 "광석이 형 노래만 했을 때도 편곡이 다양해서 좋았는데 창작곡까지 하니까 젊은 싱어송라이터들에게 기회를 더 주는 자리가 된 것 같아 좀 더 뜻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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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쟁한 심사위원들이 이들의 성장에 힘을 보탰다. 권진원과 심사위원장을 맡은 싱어송라이터 정원영(호원대 실용음악과 교수), 이날 '혜화동'과 김광석·자신들을 알린 '거리에서' 등을 들려주며 축하공연도 꾸민 '동물원'의 박기영, 작사가 심현보, 작곡가 김형석, 엠넷 '슈퍼스타 K' 시리즈 등의 연출을 맡았던 홍수현 PD, 그리고 이날 심사진 중 막내인 싱어송라이터 이적 등이었다. 노영심, 박학기 공연에서 건반을 연주하며 한 때 학전의 막내로 통한 김형석은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고 있는데 광석 형은 언제나 그대로여서 부러운 것도 있어요. 영생을 얻는 건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있는 거죠. 이 대회가 오래오래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학기는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등 김광석이 불러 히트한 곡들의 제목을 언급하며 그의 노래는 어느 세대든 공감할 수 있다고 했다.

객석엔 치열한 티케팅을 뚫은 관객 약 150명이 함께 했다. 부모를 따라온 아동부터 60대 노인까지 세 시간 동안 자리를 묵묵히 지켰다. 티켓은 무료였지만 몇 분 만에 예매가 끝날 정도로 관심이 컸다. 특히 최근 학전이 폐관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번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가 학전에서 열리는 마지막 경연대회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학전이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적극 알려온 박학기는 어려운 소극장 환경에도 직원들의 월급을 꼬박꼬박 챙겨준 김민기 대표의 마음과 상업성이 없는 아동·어린이극에 매진하는 학전의 구조를 설명하면서 학전의 '공적인 문화사명'을 강조했다. 많은 사람들이 학전과 김민기 대표에게 '마음의 빚'을 진 이유라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와 민간에서 골고루 관심이 쏟아지면서 다행히 학전은 폐관 위기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민기 대표가 암투병 중인 상황으로 운영 방식이랑 용도는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 확정된 건 아직 없고 구체적인 방향성에 대해선 논의 중이다. 박기영은 "학전이 폐관 될까 우려가 컸는데 명맥을 유지해 계속 함께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박학기도 "업그레이드돼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오는 10일 방송되는 tvN 인기 토크 예능물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엔 박학기와 배우 장현성·이정은이 출연해 학전에 대한 추억을 나눠 이곳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음저협), 뮤직카우 등이 이날 행사를 협찬했다. 김광석 생전에 고인과 인연을 맺었던 낙원악기상가 기타 전문점 경은상사 김지화 대표는 올해도 마틴 기타를 기증했다. 객석엔 김광석의 친형 김광복 씨, '서른 즈음에'의 작사·작곡가 강승원 음악감독 등도 어김 없이 자리했다. 시상식까지 끝나고 마지막엔 경연대회 참가자, 심사위원, 관객 등이 모두 일어나 김광석의 '일어나'를 합창했다. "일어나 일어나 다시한번 해보는 거야 /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이라는 가사는 '학전 어게인', 즉 위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학전의 상황을 노래하는 듯했다.

지난달 31일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운영을 일단 끝낸 학전은 오는 3월까지 예정된 프로젝트를 이어간다. 오는 12일부터 2월24일까지 대표 어린이 뮤지컬 중 하나인 '고추장 떡볶이'를 무대에 올린다.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음악을 맡기 전부터 학전에서 실력을 다져온 정재일 음악감독이 편곡에 참여한 작품이다. 또 2월28일부터 33주년 전날인 3월14일까지 뮤지션·배우들의 릴레이 공연 '학전 어게인'이 펼쳐진다. 박학기·권진원·윤도현 같은 뮤지션 뿐 아니라 설경구·이정은처럼 학전을 거친 배우들도 출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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