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 거목' 김두수 "기타 한 대면 어디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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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명언 두려움 때문에 갖는 존경심만큼 비열한 것은 없다. - 카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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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 거목' 김두수 "기타 한 대면 어디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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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류목(流木), '떠내려온 나무'는 길을 잃고 떠내려온 우리의 시대와 문명을 은유한 것입니다"

시대를 질문하는 음악이 있다. 야만적이고 무자비함 속에서 인간이 과연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지 묻는 노래. 그건 삶의 모진 면모와 숭고한 됨됨이를 성찰한다. 국내 언더그라운드 '포크의 아이콘'이자 '포크의 거목' 김두수(64·지서종)가 8년 만에 낸 음반인 정규 7집 '류목 - 드리프트우드(Driftwood)'의 독법이기도 하다.

이번 음반의 주제 '흐르는 나무'을 압축한 음반 제목과 동명의 곡 '류목'은 프로그레시브한 면모가 도드라진다. 디스토션(Distortion·음을 일부러 일그러뜨리는 효과)을 건 기타 소리가 곡에게 특별함을 부여한다.

김두수는 서면 인터뷰에서 "인간이 스스로 자초한 기계, 정보, 자본에 의한 인간성의 상실과 그로 인한 환경 파괴는 더욱 교묘해지고 깊어질 것입니다. 기타의 디스토션은 일반적으로 그 부분을 강하게 표현하고자 할 때 사용한다"고 말했다.

김두수는 1986년 '시오리길'과 '귀촉도'를 담은 1집 음반을 내고 세상에 나왔다. '귀촉도'는 미당 서정주의 시에 멜로디를 입힌 곡으로 주목 받았다. '약속의 땅'을 수록한 1988년 2집과 1991년 '보헤미안'과 '청보리밭의 비밀'을 실은 3집 이후 오래도록 세상에서 벗어나 있었다. 이렇게 은둔의 아이콘이 됐다.

12년의 세월이 흐른 2002년 4집 '자유혼'을 발매했다. 이 음반은 평단의 호평을 들었다. 2018년 평론가들이 선정한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 순위에서 62위에 올랐다. 이후 2007년 5집 '열흘나비', 2015년 6집 '곱사무舞'를 내놓았다. 2009년 '제6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선정위원회 특별상을 받았다.

이번 7집의 해설서를 쓴 정일서 음악 PD(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는 "분명한 것은 김두수는 언제나 김두수 그 자체로 대체 불가능한 존재라는 사실"이라고 특기했다. 다음은 김두수와 나눈 일문일답.

-8년 만의 새 정규 음반입니다. 음반마다 발매 간격이 꽤 긴데요. 선생님이 음반을 만드시는데 이 정도의 물리적인 시간이 꼭 필요하신 거죠? 음반을 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실 때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 등이 있습니까? 예컨대 곡들의 무르익음 측면 등에서요.

"제가 게으른 탓입니다. 다만, 세계를 휩쓴 역병 때문에 2~3년 정도 지연이 된 것을 감안하면 한 5~6년 정도가 현재의 저의 간격이라고 봅니다. 말씀 드릴만한 어떤 현상들은 생각나지 않습니다만 주변에서 낼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언급한 압박이 오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물론, 곡들이 음반을 만들 만큼 충분히 만들어져 있을 때 제작 제의가 오면 자연스럽게 진행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음반 녹음은 2019년 유럽 7개국 투어 중 하셨다고요. 어느 나라에서 공연을 하셨고 투어는 어떠셨는지요. 처음부터 투어에서 새 음반 녹음을 하시겠다고 결심하셨던 건가요?

"네, 투어를 기획한 에이전트가 사는 프랑스의 메스(Metz)와 포르투갈의 포르투 근교에 한동안 머물면서 곡 마무리 작업을 했고 투어 후반에 6집 '곱사무(舞)'를 녹음해서 기억이 좋았던 체코 프라하의 얀 체르니 스튜디오(JAN CERNY Studio)에서 다시 많은 부분의 레코딩을 했습니다. 공연은 독일, 영국, 프랑스, 벨기에, 스위스, 체코, 포르투갈 등에서 십수회 이뤘졌는데 자동차로 다닌 투어여서 특별한 추억이 됐습니다. 아코디어니스트(Accordionist) 김순옥이 합류했습니다."

-거주 중인 군산으로 돌아와 음악 동료들 도움 속에 후반 녹음을 완성하셨다고요. 후반 작업에서 가장 공들인 작업은 무엇입니까?

"동료들이 흔쾌히 군산까지 와줘 무사히 나머지 연주 녹음들을 마쳤습니다. 초반 편곡에서 놓쳤던 것들을 보완하는 것과 녹음된 트랙들을 잘 정리해 믹싱 엔지니어에게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에 신경을 썼습니다."

-'겨울 해'는 비장한 곡입니다. 어떻게 만들어진 곡인가요? 기타와 침잠의 공존도 아련하고요. 첼로는 어떤 효과를 기대하면서 쓰신 악기인지요. 아울러 아코디언을 쓰신 의도도 있나요?

"예전, 하늘에 떠있는 해를 보고, 시선이 있는 하나의 또 다른 눈동자 같다는 상상을 한 적이 있습니다. 특히, 스산해보이는 겨울 하늘의 해를 테마로 곡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첼로와 아코디언은 저의 주 반주 악기인 기타의 음향과도 잘 어우러져 제가 좋아하고 늘 즐겨 동반하는 악기인데 '겨울 해'의 아릿한 감성과도 잘 맞는 듯해 편곡에 적극적으로 배치하게 됐습니다."

-'방외자'에는 파두(Fado·포르투갈 전통음악) 기타가 등장합니다. 파두라는 장르에 대해 원래 관심을 갖고 계셨나요? 파두 기타리스트인 마리오 엔리케스는 어떻게 만나서 연주까지 담게 되셨나요?

"음악 청자들에게 잘 알려진 파두 가수 아말리아 로드리게스의 '검은 돛대'에 나오는 독특한 음색의 파두 기타를 인상 깊게 들었었는데, 포르투갈의 포르투에 머물게 되면서 저의 음악에도 파두 기타를 한번 담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포르투 현지의 음악 스튜디오를 섭외해 마리오 엔리케스를 소개 받게 됐습니다. 파두 기타의 묘한 감성이 한국의 정서와도 잘 맞는 것 같으니, 색다른 음색을 구하는 다른 편곡자들에게도 권하고 싶습니다."

-'스프레딩 더 넥타 어라운드 더 랜드(Spreading the Nectar around the Land)'는 스코틀랜드 시인 알라스데어 캠벨(Alasdair Campbell)의 시에 곡을 붙이신 거예요. 이 시의 어떤 지점이 노래가 됐나요?

"알라스데어 캠벨은 서유럽 유수의 음악제인 카운터플로스 페스티벌(Counterflows Festival)의 기획, 연출자이자 시인인데 그 음악제에 두어번 참가하면서 서로 정을 붙여 친구가 됐습니다. 후에, 본인의 시를 보내오게 되고, 그의 제안으로 제가 곡을 붙여 다시 보내는 일이 몇 번 있었는데 이번에 실린 곡이 그 중의 한 곡입니다."

-1960~70년대 영국 프로그레시브 록 신(scene)의 명 밴드 '무디 블루스'의 '멜랑콜리 맨(Melancholy Man)'을 리메이크하신 까닭은 무엇입니까?

"저는 앨범을 구성할 때, 한 곡 정도는 우리에게 구전되거나 익숙한, 민요나 외국곡을 저의 방식 대로 해석해서 녹음하려고 합니다. 저번 6집에서는 미국의 전래 민요인 '더 하우스 오브 더 라이징 선(The House of the Rising Sun)'('애니멀스'가 불러 알려졌던)을 리메이크했었습니다."

-'무정유(無情遊)'는 이백의 시 '월하독작(月下獨酌)'의 한 구절에서 가져오셨습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무정유'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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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매이지 않음'입니다. 정과 연(緣)에 얽혀 살아가는 우리 인간에게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만 언젠가는 그 굴레를 벗게 되기를 바랍니다."

-'바람은 쉬이 자지 않는다'와 '산노을'에는 트롬본을 사용하셨어요. 이 악기는 어떤 효과를 유발하나요?

"트롬본은 현악기의 비올라 처럼, 그 매력에도 불구하고 솔로(Solo) 연주로는 트럼펫이나 바이올린 같은 악기 만큼 자주 들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번 앨범에서는 트럼본 주자 즈데넥 네멕(Zděnek Němec)'을 초대해 2곡의 솔로 파트를 맡겨 봤습니다. 풍부한 중간 음역이 듣는 이에게 편안한 정서와 푸근함을 느끼게 합니다."

-'저무는 길'은 이번 앨범에서 유일하게 자작곡이 아니죠. 재즈 피아니스트 임인건이 써서 디지털 싱글로 발표했던 곡을 이번에 재수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멜랑콜리 맨'과 함께 유이합니다. 임인건 선생은 제주에 계실 때 알게 됐는데 몇년 전에 군산으로 이주해오면서 이웃이 됐습니다. 어느 날 주신 유려한 멜로디에 제가 노랫말을 붙였는데, 싱글로 두기 보다는 정규 앨범의 한 트랙으로 편입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앨범을 내고 선생님의 삶과 음악적 태도 중에 바뀐 부분이 있나요?

"삶과 음악적 태도가 바뀔 정도면 거의 혁명을 겪는 것일 텐데, 아쉽게도 이번 앨범으로는…."

-'언더 그라운드 포크의 대부' '아트 포크 음악가라는 수식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런데 선생님의 음악은 단순히 포크라는 장르만으로 정리하기엔 무리인 거 같아요. 다양한 장르가 녹아들어가 있는데요. 최근 관심이 생긴 장르나 스타일이 있습니까?

"그런 수식은 가당치 않습니다 그런 호칭이 어울리는 분들은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저 음악을 동반하며 사는 사람일 뿐입니다. 지구촌의 생태와 문화 환경이 어처구니 없을 만큼 빠르게 바뀌고 있고 그만큼 새로 생겨나는 것들이 있겠지만 기타 한 대면 어디든 가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포크의 소박함과 자유로움이 여전히 좋기는 합니다."

-선생님의 노래엔 예상치 못한 말들, 쉽게 쓰지 않는 단어들이 자주 눈에 띕니다. 그걸 어떻게 채집하시나요? 그걸 또 적재적소에 활용하실 수 있는 비결도 궁금합니다.

"노랫말에는 뜻과 함께 노래의 멜로디와 음가(音價)들이 고려돼야 하니 생각보다 복잡한 면이 있습니다. 가령, 시어(詩語) 로는 좋은 말이 노랫말로는 쓰기 어려울 때가 상당합니다. 그럴 때, 멜로디에 거슬리지 않는 보다 함축 된 다른 말들을 선택하고 찾게 됩니다."

-선생님의 삶에 '류목'으로 은유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을까요?

"살아오며 마주하고 겪어야했던 현세의 온갖 부유물(정신을 포함한…)"

-군산은 선생님에게 어떤 곳입니까? 군산 내에서 선생님에게 영감을 주는 곳들이 있다면요.

"아내와 '작은 도시에 깃대어 있는 조용한 곳에서 살자'고 하고 고른 곳이 여기 군산의 외곽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곳에 머문지 10년이 넘었으니 이제 편안하고 익숙한 곳이 됐습니다. 외출은 별 하지 않는 편이고 다만, 멀지 않은 곳에 한적한 호수가 있는데 아내와 함께 자주 산책을 갑니다."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에 나오는 악당 이름을 따온 예명으로 활동하신 이후 선생님의 삶과 태도에 변화가 있었나요? 그것의 긍정과 부정은 무엇입니까?

"하아, 질문이 쉽지않군요. 부모님께서 음악 활동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니 가명이 하나 필요했고, 마침 그 때 읽고 있었던 책이 '토지'였었고, 등장 인물 중 제일 털털해 보이는 이름 '김두수'를 고른 것입니다. 여하간 저의 본명 보다는 친구들 마저 '김두수'라고 하는 이가 더 많으니, 저의 삶도 덩달아 털털해진 것 같아서 좋습니다~ 부정은 가끔 누군가가 '어디 김씨'냐고 물어볼 때… 하하."

-선생님 삶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게 '귀촉도'이지요. 이 곡은 선생님에게 어떤 꼬리표가 되고 있나요?

"'귀촉도'를 처음 읽었을 때 절로 노래가 되는 것이 마치 시가 노래를 품고 있는 듯 했습니다. 미당 선생을 찾아 뵙고 면전에서 지은 노래를 불렀더니 취입을 허락하셨어요. 미당 선생의 장례식에 '귀촉도'가 조곡으로 쓰였다고 후에 들었습니다. 친일 전력으로 곤란이 있으시다는 것도 후에 알았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다음 앨범 발매도 이렇게 오랜 기간이 당연히 걸리겠죠? 그 사이 어떤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지요?

"여행은 언제든 떠나려고 합니다. 언젠가 우리 인류도 '상실의 류목'이 떠내려온 늪을 걷어 내고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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