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추승현 기자 = 그룹 '마마무' 솔라(33·김용선)의 원동력은 도전이다. 해보지 않았던 것, 편견을 깨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 그렇게 하나하나씩 쌓아간 도전은 양분이 됐고, 현재의 솔라가 됐다. 그럼에도 성장에 목마른 그는 또 다른 도전을 찾아 나섰다.

솔라는 솔로 미니 2집 '컬러스(COLOURS)'를 작업하며 "아직도 해보지 않은 게 많구나"라고 느꼈다.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겠다는 포부에서 시작된 이 앨범은 전곡이 모두 장르가 다르다. 하우스, 록, 포크, 블루스 등 처음 도전하는 장르로 꽉 채웠다. 곡마다 컬러 코드를 정해 시각적 재미도 더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다양성에 초점을 둔 건 콤플렉스에서 비롯됐다. 재능 있는 사람들로 가득한 연예계에서 특출난 것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었다. "그 부분이 스트레스였어요. 왜 하나를 온전히 잘하지 못할까 싶었죠. 고루고루 잘하는 게 오히려 가장 큰 숙제였어요. 그런데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6개 장르를 준비하다 보니까 '나라는 사람이 그냥 이런 사람이구나'라는 걸 알았어요. 하나에 특출나지 않아도 다양한 것을 잘할 수 있는 것도 저만의 색깔이잖아요. 나라는 사람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어요."

타이틀 '벗 아이(But I)'는 신선한 자극이 된 곡이다. 알앤비(R&B)와 록이 어우러진 이 곡은 솔라의 시원하고 당찬 보컬이 특징이다. 솔라는 데뷔 후 처음으로 안무 없이 밴드 세션과 함께 무대에 선다. "대중 가수다 보니까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수용하려고 해요. 특히 팬분들의 의견을 100% 수용하려고 노력하죠. 예전부터 팬들이 남자친구 퇴치곡 같이 시원하고 통쾌한 곡을 냈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해줬거든요. 시원하게 한 번 해보자 해서 선택했어요."

이번에도 RBW 김도훈 대표가 작사·작곡을 했고, 솔라가 함께 가사를 썼다. 연인이 될 수도 있고 친구가 될 수도 있는 사람과 끝을 내고, 나는 다시 태어났다는 의미를 담았다. 컬러 코드는 곡의 내용과 분위기를 함축한 '리본 베이지(Reborn Beige)' 색이다.

"김 대표님과 같이 고민하다가 반전 있는 게 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대표님이 다비치의 '8282'를 만드신 분인데, 그런 곡을 이야기하는 거냐고 하시더라고요. '너무 맞다. 2024년 버전 '8282' 같은 곡이면 어떨까요?'라고 했어요. 그 뼈대에 저의 색과 현대 사회에서 원하는 음악들을 합치다 보니 '벗 아이가' 탄생했죠."

곡 흐름의 반전을 시각적으로도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커졌다. 뮤직비디오로 표현하기 위해 장소를 여러 가지로 고민했고 광활한 몽골을 선정했다. 차로 6시간씩 이동하는 스케줄을 일주일간 반복하며, 잠도 줄이고 촬영했다. 솔라는 "후렴구로 들어가면서 시원하게 터지고 통쾌하게 복수하는 곡이다 보니, 그 시원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속 시원하게 보일까 했는데 그건 대자연"이라며 "잠깐 승마 교육을 하고 말도 탔다. 또 다른 도전을 해서 재밌었다"고 만족해했다.

자작곡도 눈에 띄게 많다. 특히 앨범명과 동명의 곡인 1번 트랙 '컬러스'는 솔라에게 큰 도전이다. 클럽을 연상케 하는 하우스 장르의 곡이다. 솔라는 곡 작업을 하면서 보깅 댄스를 떠올렸다. 모든 사람은 존중받아야 하고, 어떠한 모습을 띄고 있든 사랑받아 마땅하다는 당당한 메시지와 어우러진다.

"이 곡은 댄서들과 완성했어요. 무대로 인해 곡이 멋있어졌죠. 자신감을 심어주는, 당차게 걸어나가야 할 것 같은 곡이에요. 곡을 만들면서 댄서들과 많이 이야기를 했는데 K팝에서 보깅이라는 안무가 흔하게 나오는 장르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처음부터 끝까지 보깅이 나오는 게 최초다. 너무 고맙다. 샷 아웃(Shut out) 해줘서 고맙다'고 해줬어요. 보깅이 너무 매력적이고 멋진 안무여서 제가 감사했죠."

솔라는 늘 도전적이었다. 마마무의 '힙'에서는 영화 '크루엘라'를 떠오르게 하는 반반 염색 머리를 하거나, 화가 프리다 칼로에게 영감을 받아 일자 눈썹을 그리기도 했다. 첫 솔로 싱글 때는 파격적인 삭발 스타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솔라는 "사람들이 싫어할 수도 있는데 그 당시에 나를 표현한 것이라 재밌게 했다. 지금 새로운 6가지 장르에 도전하면서도 또 새로운 게 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전 생각이 나면 그때그때 바로 하는 스타일이에요. 무대 욕심이 많아서 공연에서도 도전을 많이 해요. 폴 댄스도 해보고 와이어 타면서 총도 쏴 보고 별 걸 다 해봤죠. 공연에서 화려한 것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해외 영상을 봤는데 천장에서 내려오고 그런 신기한 게 많더라고요. 새롭고 재밌으면서 감동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 가지 도전을 해보고 싶네요."

하고 싶은 게 많은 지금, 마마무가 아닌 솔로 솔라에게 조금 더 집중해 보려 한다. 멤버들 모두 각자의 색깔을 더 짙게 만들고 있는 시기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이하지만 별다른 팀 활동 계획도 없다. "4명이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워졌다. 온전히 혼자 활동을 하다 보니 더 부담감도 있고 집중해야 하는 게 있다"며 "그렇다고 해서 끝이 나고 그런 건 아니다. 이 시기가 지나면 앨범 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다음을 기약했다.

앨범을 발매할 때마다 목표는 점점 더 현실적으로 바뀌어 간다. "난 생활형 가수다. 가수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며 "노래를 냈을 때 좋아하는 곡 덜 좋아하는 곡의 차이가 있어도 '이번엔 이렇구나'라고 하면서 묵묵히 가게 되더라"고 털어놨다. "많이 내려놓긴 했는데 한 분이라도 더 들었으면 좋겠다. 저의 곡이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너무 마음에 들고 좋다. 한 번 들으면 또 듣고 싶을 거라는 자신이 있다"고 했다.

"촬영차 노래방에 갔는데 아직도 인기차트에 '8282'가 있더라고요. '벗 아이'가 '8282'를 이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이 곡은 노래방 차트에 좀 들 수 있는 곡이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사람들이 굉장히 좋아한다는 뜻이잖아요."

이런 마음으로 꾸준히 하다 보면 솔로 가수 솔라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여러 가지를 잘 하는 가수'로 남고 싶다. "그동안은 한 가지 색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저 자신을 채찍질을 많이 했거든요. 지금 보니 전 이것도 저것도 좋아하고, 음악도 포괄적으로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최근에 들더라고요. 전 무지갯빛 색이에요."
◎공감언론 뉴시스 chuch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