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일, 편곡하고 싶은 사카모토 류이치 曲 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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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일, 편곡하고 싶은 사카모토 류이치 曲 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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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작곡가 겸 음악감독인 '전방위 뮤지션' 정재일은 그의 최근작 음반 타이틀 '리슨'처럼 잘 듣는 자다. 그래서 위대한 예술가들에 대한 존경심도 숭고하다.

일본 거장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1952~2023)는 정재일이 우러러 보는 음악가 중 한명이다. 앞서 지난해 '리슨' 간담회 때도 사카모토에 대해 "오랜시간 끊임없이 근면하면서 진중하게 살아오신 분이라 삶에 많이 경도돼 있다"고 고백했다.

정재일이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지난 6일 오후 메가박스 성수 돌비 애트모스관에서 열린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의 메가토크에 참석한 이유다. 사카모토 역시 생전 정재일이라는 음악가에 대한 호감을 표해왔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서 정재일이 펼친 환송공연 '하나의 봄'을 보며 식은 땀을 흘렸다고 호평했다. 두 사람은 과거에 만나 예술에 대한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다음은 이날 사회를 본 재즈 전문지 '재즈피플' 김광현 편집장(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관객들이 정재일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특히 김 편집장은 1990년대 후반 '몽크 뭉크'라는 재즈 잡지에 몸 담았던 시절 정재일과 인터뷰를 하는 등 그의 음악을 꾸준히 들어왔다.

-이번 영화에 삽입된 영상은 2022년 9월 NHK 509 스튜디오에서 2주 정도 녹음한 거라고 합니다. 사카모토 씨가 굉장히 좋아했었던 스튜디오라고 하는데요. 세상을 떠나기 5개월 전에 이렇게 멋진 연주를 우리에게 남겨주셨는데요. 우리가 다 알고 있던 것처럼 암 투병 중이셨잖아요. 그런 가운데 일주일 넘게 반복하면서 연주할 수 있었던 음악의 힘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생전에도 많이 '부끄럽지 않은 것을 남기고 싶다'고 말씀하셨어요. 발자취를 보면 정말 다작을 하셨거든요. '워커 홀릭'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요. 그래서 마지막이라고 생각 안 하셨을 거 같아요. '어제 연주했듯이 오늘도 연주하고 내일도 연주하고 다음 주도 연주할 것이다' 이런 마음이셨을 것 같습니다."

-영화는 피아노 독주 연주를 담았는데요. 360도로 마이크에 소리를 담을 수 있는 '돌비 애트모스'(입체 음향)에 최적화돼 있는 장소에서 녹음을 했습니다.

"돌비 애트모스를 위해선 15개 정도 이상의 마이크가 필요한 데요. 이렇게 보니까 마이크가 둘러 서 있고 피아노 현 안에도 몇 개가 있고요. 특이한 건 보통 그렇게 하지 않는데 연주자의 바로 앞에도 마이크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사카모토의 호흡이 계속 느껴집니다. 사카모토의 마지막 앨범에도 그게 굉장히 두드러지게 느껴지는데, 더 큰 감동이 느껴지는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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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곡이 100분이 넘는 시간이 상영이 됐습니다. 여러 곡이 있겠지만 가장 인상적인 곡을 한두 곡 정도 얘기해 주신다면 어떠셨어요? 어떤 곡일까요?

"다 너무 최고의 감동이었는데 제가 선생님 작품 중에 '안다타(andata)'를 정말 좋아해요. 정규음반 '아싱크(ASYNC)'(2017) 첫 트랙 곡인데요. 이번 '오퍼스'에서는 세 번째 곡이고요. "

-이번 '오퍼스' 다섯 번째 곡인 '포 요한(for Johann)'인데요. 지난해 출간된 사카모토의 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엔 그가 미리 선곡한 장례식장 플레이리스트가 담겨 있는데, 거기엔 요한 바흐의 곡도 담겼죠. '포 요한'이라는 곡은 그 헌정하는 의미로 만든 것 같습니다. 너무 이른 질문이긴 하겠지만 정 감독님의 마지막 장소에서는 어떤 곡이 흘러나왔으면 하나요.

"그런 생각은 안 해봤고요. 그런데 사카모토를 만났을 때 제가 고백한 게 하나 있었는데요. '안다타'라는 노래를 마지막 순간에 듣고 싶다고 말씀드렸던 적은 있습니다."

-또 책엔 9·11 테러를 곁에서 지켜본 사실을 이야기하시잖아요. 그러면서 '우리에게 평화가 없으면 사람들이 음악을 듣지 않는다'라는 말씀도 하셨고요. 증오와 갈등만이 있을 때는 누구도 음악을 듣지 않는다는 거죠. 개인적으로 재일 씨는 평안을 갖기 위한 방법이 있을까요?

"말을 안 합니다. 제 의견을 내지 않고 남의 의견을 계속 듣는 거죠. 내 생각하고 안 맞아도 저 사람은 그런 생각을 하니까 저 사람 입장이 있는 거지 저 사람한테 저게 맞는 거지 계속 듣고 그게 평화의 지름길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혹시 사카모토 류이치 곡 중에서 정재일 작곡님의 스타일대로 편곡을 하고 싶은 음악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없습니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그대로 듣고 싶습니다. 집에서 사카모토의 곡을 엄청 많이 연주하거든요. 근데 제 스타일대로 하지 하고 딱 원형 그대로 연주합니다. 사카모토의 후기 작업일수록 그런 느낌이 듭니다. '정말 정수만 남아 있구나'라고. 저는 어리니까, 조무래기니까 화려하게 연주하는데 사카모토는 도와 솔만 눌렀는데 '거기 어마어마한 음악이 들어있다' 이런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그냥 가만히 듣고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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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피아노 한대로 사카모토와 둘이 나란히 앉아서 포 핸드로 연주할 수 있다면 어떤 곡을 연주하고 싶으세요?

"일단 같이 연주하고 싶지 않아요. 만약 같이 연주했다면 얼음이 돼서 제대로 연주를 못 했을 것 같습니다. 제가 감히… 하지만 이번 영화에 안 나온 곡 중에 제가 또 좋아하는 곡이 많은데요. 영화 '철도원'의 음악도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사랑하는 음악들도 한번 듣고 싶긴 했습니다."

-만약에 정재일 작곡가님께서 음악을 전혀 모르거나 사카모토 류이치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강연을 하게 됐을 때 이분에 대해서 1분 정도 간단하게 소개를 해주신다면요.

"음악은 모든 예술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입니다. 음악은 아무런 지식이 없어도 향유할 수 있어요. 무용수도 음악을 필요로 하고 영화도 음악을 필요로 하고 음악은 이 우주 전체의 어디나 존재할 수 있는 것이고 느낄 수 있는 것인데 그 최전선에 있었던 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음악이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모든 곳에 사카모토 음악이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사카모토 음악이 있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80년대부터 밴드를 시작해서 심지어 연기까지도 하셨으니까요.

"진짜 이 말씀도 드리고 싶은데 이렇게 미남이 없습니다. 외모가 이렇게 출중할 수가 없습니다."

-20대 때 김덕수 선생님 소개로 처음 뵀었다고 들었고 그 2018년 사카모토가 국내 피크닉에서 첫 전시회를 열 때 뵌 걸로 아는데요. 인상이 어땠었는지요. 사실 많은 팬들이 두 분의 협업을 바라기도 했는데요. 두 분 사이에서 아무 일도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사카모토는 굉장히 차도남이라고 들었었는데 실제 만나 뵈니 인자하시고 친절하셨어요. 그 만남 이후로 실제 만남은 없었지만 제가 뭘 할 때마다 ''기생충' 잘 봤다. 더 열심히 해라' 등이라고 적힌 메일을 종종 보내주셨습니다. 저도 답장을 하고 DVD도 보내드리고 했어요. 제가 고레에다 히로카즈라는 감독님하고 같이 했는데 그분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작품 좋아하시니까 '이런 것도 했습니다'라는 내용을 보내드리고 했죠. 또 평양냉면을 엄청 좋아하신다고 해서 평양냉면 밀키트를 사서 도쿄에 가지고 가 사무실에 전달드린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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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일 작곡가님께서 사카모토 류이치는 두 음만 눌러도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하고 감동을 준다고 말씀하신 부분이 너무 마음에 와 닿았어요. 두 음 사이의 행간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작곡가들만의 힘은 어떤 건지 굉장히 궁금합니다.

"사카모토의 후기작으로 갈수록 그런 것들이 많이 느껴졌다고 말씀드렸었는데 계속 하다 보면 계속 더 느는 것 같습니다. 결국은 감동을 줄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한데 근데 이거는 개인 취향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뭔가 덜어지고 정수만 남았다고 했을 때 전 감동을 많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런 걸 지향하고 있어요. 아직 해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이렇게 거장의 작품들을 듣게 되면 나중에는 '그럼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제일 감동적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아까 '안다타'를 좋아하시는 이유에 대해 답변 시간을 못 가지신 것 같아요. 또 음악가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행복한 순간은 두 가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는 이렇게 정말 위대한 작품을 만났을 때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그냥 하염 없이 눈물만 흘릴 때요. 비단 음악뿐만이 아니라 그런 예술을 만났을 때 그 예술을 알기 전과 후의 제 삶이 완전히 달라졌을 때 행복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는 (직업) 작곡가로서 잔금이 입금됐을 때 굉장히 행복합니다. '안단타'를 처음 들었을 때 아무런 군더더기가 없고 불필요한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딱 있는 그대로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이요. 그리고 원곡은 사실 피아노로 시작해서 곧 피아노는 사라지고 앰비언트 음향이 계속 지속돼서 여덟 마디 정도의 프레이즈가 계속 반복됩니다. 사실 사카모토는 피아노 음악, 오케스트라 음악으로 대중 분들이 훨씬 많이 알고 계실 텐데 YMO(옐로 매직 오케스트라)라는 전자음악 밴드로 음악을 시작하셨고 그의 음악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앰비언트 음향들입니다. 신시사이저를 이용하고 컴퓨터를 이용한 소리들이죠. 사실은 그게 정말 사람이 만든 악기보다 더 자연에 가까운 소리라고 인식이 될 때가 있습니다. 악기라는 것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들고, 아름다움을 만들기 위해서 수백 년을 걸쳐서 발전해 온 악기라면 앰비언트는 더 있는 그대로 자연에 가까운 영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협화음, 불협화음이라는 개념도 없어요. 계속 반복되는 여덟 마디가 영원히 반복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마지막에 코드가 싹 바뀝니다. 그럼 거기서 '이제 끝나는구나'라는 감정이 들게 되는 거죠."

-관객 분들은 오늘 음악의 원곡을 한번 찾아서 들으시면 되게 좋은 감상법이 될 거 같아요. 영화는 피아노 독주 형태로 연주된 건데요. 원곡은 오케스트라 곡도 있고 아주 간단한 오락 게임 같은 음악도 있습니다. 예컨대 영화에선 여섯 번째로 연주됐는데, '오바드(aubade) 2020'이라는 곡입니다. 여러분들 기억 중에서 제일 발랄한 곡인데 이 곡이 CF 음악이더라고요. 일본의 미쓰야 사이다 CF에 나왔던 원곡을 찾아 들으니까요. 또 다른 느낌이더라고요. 그렇게 비교하시면서 또 들으면 좋을 거 같습니다. 다음 질문은 이번 사카모토의 플레이리스트에 대한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재일 작곡가님은 곡을 연주하실 때 어떤 느낌이나 생각을 가지고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몰입을 해서 하시는지, 그냥 생각 없이 하시는지요.

"플레이리스트를 이렇게 짜신 이유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뒤로 갈수록 그러니까 시간과 역행에서 플레이리스트를 짜셨거든요. 그래서 (초창기에 만든)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가 사실상 마지막인데요. 초기작들이 굉장히 사카모토에게 중요했고, 시작점이었을 거라 그렇게 느꼈습니다. 저는 사실 무대에 올라가면 사시나무 떨듯이 떨어가지고 '실수하지 말아야지' 이 생각만 하면서 시작해요. 어떤 때는, 어느 순간을 넘어가면 실수에 대한 걱정이 없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냥 연주를 제가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연주가 되어진다고 할까요. 저 혼자 연주할 때 그럴 때도 있지만 굉장히 훌륭한 연주자들과 함께할 때 그냥 우주가 펼쳐지는 듯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 상태를 더 만나고 싶기도 해요."

-음악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리가 압도적인 지구의 어떤 것을 보았을 때 혹은 예를 들어 히말라야나 어마어마한 대양을 마주쳤을 때 혹은 그냥 집 앞에서 새가 지저귈 때 혹은 가만히 있으면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릴 때 예술의 정점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사람이 만든 것은 진짜 사람이 만든 것일 뿐이고 이것이 궁극적인 예술이 아닐까 생각하는 거죠. 그런 감동을 재현하기 위해서 사람이 예술을 하게 된 것이 아닌가, 지구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마음에서 예술이 시작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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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류이치와 잘 맞았던 감독 혹시 그런 작품이 있다면 추천해주실 만한 게 있을까요?

"사카모토께서 해주신 말씀이 있는데요. 당신께서 젊었을 때는 좋은 영화 음악, 영화를 돋보이게 하는 음악엔 관심이 없었고 그저 당신의 음악이 빛나기를 바라면서 작곡을 하셨다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제가 듣고 너무 충격에 휩싸였던 음악이 있습니다.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6)인데요. 그때도 투병 중이셨거든요. 그래서 너무너무 힘드셨다고 들었는데 영화를 보지 않아도 영화가 보이는 것 같은 음악이었습니다. 굉장히 거기도 딱 필요한 음만 있었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음과 음 사이에 침묵이 있을 때, 그 침묵의 공간에 설산이 그려져 있고 강이 흐르고 있고 폭포가 쏟아지고 있는 신기한 경험을 한 음악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 오퍼스 영화를 보러 왔으면 좋겠습니다. 작곡가님께서 추천사를 전해주신다면요. 또 작곡가님께서 추천해 주시는 사카모토 씨의 앨범을 알려주실 수 있으실까요?

"영화 마지막에 사카모토 없이 피아노가 연주되는 것처럼 아직 너무나 살아있는 음악이고 앞으로도 기나긴 생명력을 가질 음악들입니다. 거장이 세상에 계신 것과 상관없이 영원히 남을 이 작품을 보러 와주시기를 바랍니다. 추천할 음반은 너무 많은데 아까 말씀드렸던 '안다타'가 수록돼 있는 '아싱크'라는 앨범 있고 '레버넌트'도 있는데 제가 사카모토를 유일하게 무대에서 뵌 공연이 있습니다. 도쿄에 갔을 때 갔었는데 오오누키 다에코라는 굉장히 유명하신, 사카모토 어렸을 때 연인이기도 했던 분이 계신데 그분과 두 분이서 '우타우'라는 음반을 발표했습니다. 우타우가 일본어로 '노래하다'라는 뜻인데 사카모토의 여러 연주 음악들에 다 가사를 붙여서 피아노와 노래로 음반을 만드셨거든요. 예를 들어 철도원의 메인 테마에도 가사를 붙여서 하신다든지 그 음반을 아마 수천 번 들은 것 같은데 거의 모든 곡을 제가 연주할 수 있고 가사도 알고 있는데 그 음반이 감동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사카모토 님은 정말 마지막까지 연주를 하시다 가셨는데 작곡가님은 마지막 순간까지 무엇을 하실지 생각해 본 게 있다면요.

"사실 마지막을 알게 된다면, 제가 하던 모든 것을 안 하고 음악도 안 하고 못했던 걸 할 것 같습니다. 술도 더 많이 마시고 돈도 막 쓰고… 음악은 안 하고 싶습니다. 다만 좋은 음악을 듣고 싶습니다."

-이번 영화 세트리스트에서 (YMO의) '통푸(東風)'라는 곡이 있는데 원래는 빠른 곡이에요. 근데 이번 '오퍼스'에서는 굉장히 편안하게 느린 속도로 편곡이 됐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이렇게 들으니까 '어떤 점이 좋았다'라고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는지요. '우타우' 앨범을 많이 좋아하신다고 하셨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그중에서 '사계'를 가장 좋아하거든요. 작곡가님께서는 '우타우' 중 어떤 곡을 가장 좋아하시나요?

"'안다타'도 그렇고 방금 말씀하신 '통푸'는 YMO 시절 곡이니까 100% 전자악기로만 이뤄져 있고요. 근데 YMO 시절에 '해피엔드'라는 곡도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연주됐는데, '해피엔드'라는 제목이 무색하게 굉장히 슬픈 곡인데 YMO 시절 '해피엔드'를 들어보면 이런 느낌도 있습니다. 그래서 원곡을 찾아 들으시는 재미도 있으실 거라고 생각이 들고요. 그런데 옛날부터 이런 식의 편곡들을 계속 해오셨거든요. 어떤 것은 피아노만, 어떤 것은 현악 트리오랑 어떤 것은 또 앰비언트로… 이런 작업들을 계속 해오셨기 때문에 그때그때 가치가 있는 작업이었다는 생각이 들고요. '우타우'라는 앨범도 마찬가지로 계속 해오셨던 재해석의 작업들인데 저는 그중에서 다 좋지만 '포포야'(鐵道員·Poppoya)라는 곡이 있습니다. 영화 '철도원'의 메인 테마를 가지고 만든 곡인데 가사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떠나라.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가라' 이런 내용이에요. 굉장히 그 앨범 안에서 아끼는 곡이기도 합니다."

-영화에선 사카모토가 굉장히 힘들어하는 모습도 있잖아요. 음악가를 화려한 순간으로만 저희는 인식을 하지만 매일 굉장히 극명하게 노동하는 직업 같다고도 느낍니다. 작곡가님은 일하실 때 '이 짓도 정말 지겹다'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은 혹시 없는지요 또 전 긱스 공연 때부터 한 번도 안 빼고 다녔던 오래된 팬인데 혹시 긱스 때처럼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하시고 싶은 소망은 없는지요.

"사카모토 마지막 (정규) 앨범('12')을 들어보면 트랙 제목도 다 날짜로만 돼 있습니다. 사카모토가 계속 일기를 쓰듯이 만드신 음악들이거든요. 그 음악을 들어보면 제가 계속 강조했던 것처럼 정말 정수만 남아 있다고 느낍니다. 아무런 불필요한 것 없이… 그래서 '마지막에 이렇게 될 수도 있구나' 감동을 받는 음악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사실 전 클라이언트가 있는 음악들을 하니까, 클라이언트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음악을 합니다. 물론 제가 부끄럽지 않아야 클라이언트에게 들려줄 수 있어요. 하지만 클라이언트가 계속 음악이 별로라고 하시면 '안 해야겠다' 이런 생각도 드는데 또 잔금이 입금되면 또 '해야겠어'라는 생각이 들지요. 그리고 밴드라는 거는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오래가는 밴드가 손에 꼽히는 것처럼요.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음악한다는 건 참 힘든 일인데, 그래서 앞으로 또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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