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 300]이별했다고 이별한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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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명언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아니하면 입 속에 가시가 생길 것이다. - 안중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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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300]이별했다고 이별한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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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3월 셋째주 신작과 최근 개봉작을 소개한다. 이번 주에 공개되는 작품 중 주목해야 하는 건 애니메이션 영화 '로봇 드림'과 '메이 디셈버'다. 분위기도 다르고 화법도 상반되지만 둘 모두 빼어나다. 마음을 데우고 싶다면 '로봇 드림'을, 묘한 긴장감을 원한다면 '메이 디셈버'를 선택하면 된다.

◇고마워 여기까지야…로봇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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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귀엽다고 애들이 보는 유치한 만화영화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파블로 베르헤르 감독의 '로봇 드림'에는 만남과 헤어짐을 제대로 경험해본 이들만이 알 수 있는 마음이 있다. 한 때 사랑했던 이들과 맺었던 관계를 향해 미소 짓는 것만 같다. 너와 함께 있을 때 행복했다고, 네 덕분에 내 삶이 빛났다고, 너를 통해 용기를 얻었다고. '로봇 드림'은 이별에 관한 얘기다. 다만 이 이별은 실패한 관계가 도달한 종착점이 아니라 종료된 관계가 지나가는 정거장일 뿐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울지 않고 웃는다.

◇인생이 그렇게 간단할리 없잖아…메이 디셈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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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설명부터. 36세에 가정을 내팽개치고 아들의 친구인 중학교 1학년 학생과 불륜을 저질러 아이를 낳은 여자가 있다. 이 여자는 감옥에서 아이를 낳고 출소한 뒤 소년과 가정을 꾸려 20년 넘게 잘 살고 있다. 뉴욕타임즈 1면에 실린 이 사건을 영화로 만들기 위해 그 여자를 찾은 한 배우는 완벽한 연기를 위해 이 사건의 진실을 알고자 한다. 마치 탐정극처럼 시작하지만 '메이 디셈버'에선 어떤 것도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진실을 알 수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팩트조차 알 길이 없다. 그런데 진실에 다가가겠다고? 인간이란, 삶이란 그리 간단하지 않거늘.

◇라이프 고즈 온…패스트 라이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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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는 단순하고, 플롯은 평이하다. 다만 내러티브는 깊고 넓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12살 때 친구였던 소녀·소년이 소녀의 이민으로 헤어진 뒤 24살에 소셜미디어로 다시 만나고, 다시 이별 후 36살에 미국 뉴욕에서 재회하는 이야기다. 영화는 시간 순서대로 이들의 만남과 헤어짐을 따라 간다. 평범한 로맨스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이 비범한 데뷔작은 인연이라는 말을 어루만지며 인간 관계를 고민하고 삶을 관조(觀照)한다. 그래, 우린 종종 이런 인연이 다 있냐고 반색하다가도 그 정도 인연 밖에 되지 않은 거라고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삶은 그렇게 흘러 간다.

◇스팀펑크 페미니즘 블랙코미디…가여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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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단단한 예술 세계를 구축한 감독을 한 명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이 이름을 얘기할 것이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신작 '가여운 것들' 역시 그의 영화답게 거침 없고 파격적이며 능청스럽고 불편하다. 그의 전작이 그랬듯 이 영화 역시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스팀펑크 성장 페미니즘 블랙코미디 정도로 말해야 할까. 그만큼 다층적이며, 각 층을 조화롭게 쌓아 올린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대목을 뽑아내자면, 여성 성(性) 해방을 통해 옹졸한 남성 권력을 전복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관에 가야 하는 이유…듄:파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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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듄:파트2'를 영화관이 아닌 텔레비전으로 본다든가 혹은 컴퓨터로 본다든가 최악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본다면 그건 '듄:파트2'를 본 게 아니다. 이 작품은 최대한 큰 스크린으로, 사운드가 가장 좋은 상영관에서 봐야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스트리밍으로 보는 게 이득 아니냐는 가성비충들에게 드니 빌뇌브 감독은 시네마의 위엄을 선사한다. 그리고 티모시 샬라메가 있다. 샬라메가 앞으로 필모그래피를 어떻게 채워갈지 알 수 없으나 지금 할리우드 아이콘은 그라는 걸 이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거, 배짱 한 번 두둑하네…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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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모두가 좋아하진 않을 것이다. 크게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눌 수 있는 '파묘'가 전술 변화가 시작되는 후반전에 접어들면 관객 이탈이 속출할 듯하다. 그래도 장재현 감독은 끝까지 밀어붙인다. 후반부에 느껴지는 이물감은 이 작품이 타협하지 않았다는 의미와 상통한다. 그래서 '파묘'엔 개성이 있다. 개성을 다른 말로 하면 존재 이유다. 장 감독과 '파묘'는 자꾸만 공산품처럼 변해가는 한국영화에 흔치 않은 생기를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지켜볼 만한 가치가 있다.

◇최고의 코미디는 눈물이 나게 한단다…바튼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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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만 보면 평범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통 비범한 게 아니다. 이 뛰어난 영화는 책 한 권에 담아도 모자랄 인생에 관한 온갖 주제를 133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품어낸다. 단순해 보이지만 치밀하면서도 유려한 플롯, 깊이와 넓이를 동시에 보여주는 내러티브, 죽비를 내려칠 때와 한 가득 감싸 안을 때를 구분하는 아포리즘 대사, 수백 마디 말로도 부족할 감정을 찰나에 담는 연기, 화려하지는 않아도 보여줘야 할 것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촬영 등 좋은 영화의 미덕을 고루 갖춰가며 장면 장면마다 관객 마음을 흔든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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