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형집행정지 신청과 관련해 민원이 제기된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 '권고' 처분을 내렸다.

방심위는 12일 전체 회의를 열고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현재 폐지)의 지난해 9월1~2일 방송분에 대해 행정지도 단계인 '권고'를 의결했다. 적용 조항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공정성)제4항,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제1항, 제14조(객관성), 제16조(통계 및 여론조사) 제1항, 제3항 및 제6항이다.

해당 방송분은 진행자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인 정경심 전 교수 형집행정지 불허에 대해 "너무 잔인하고 못됐다", "멍청한 검찰들", "나쁜 사람들"이라고 비판해 민원이 제기됐다. 서울시의 TBS 예산 삭감에 대해서도 자사 입장만 일방적으로 주장했으며, 미국 여론조사 업체 '모닝컨설트'의 22개국 정상 지지도 조사 결과를 오차범위 내임을 밝히지 않고 소개했으며, 김건희 여사 보석 관련 논란과 관련해 대담하던 중 홍문종 전 의원이 구속된 것을 홍문표 의원으로 잘못 언급해 민원이 제기됐다.

이날 위원 9명 중 5명이 '권고', 4인이 '주의' 의견을 내면서 '권고'로 결정났다. 황성욱 위원은 "이 안건은 여러 가지 면에서 방송심의 규정을 위반했다. 정경심 전 교수 형 집행 정지에 대해 멍청한, 나쁜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법 결정을 매도했다"며 "형정지 집행은 적법 절차를 거친데다, 특별히 정경심에 대해 비판하고 싶으면 그에 대한 논리적 근거 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방송사가 특권적 지위를 누릴 수 없다고 본다"며 "어떤 다른 정치적 논평을 하고 싶다면 합리적이고 납득할만한, 방송에서 지켜야할 기본 프로토콜(의례)을 지켜야 한다"며 "전파를 사유화하는 건 중대한 법 위반. 홍문종 전 의원이 아닌 '홍문표 의원이 법정구속 됐다'라고 사실과 다르게 언급하는 내용은 기본적으로 방송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있다면 틀려서는 안되는 일이고, 이것은 개인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라며 '주의' 의견을 냈다.

반면 정민영 위원은 "방송에서 다뤄진 내용이 일방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사안에 대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3조1항 대담·토론프로그램 공정성 위반 조항을 적용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심각한 법정제재를 할 만한 심의규정 위반은 아니라고 본다"며 '권고' 의견을 냈다.

정연주 위원장도 "지금까지의 위원들 의견을 모아보면 몇 가지 심의규정을 위반했다는 데에 대부분 동의했는데, 그 정도가 법정제재를 할 정도로 엄중한 것인가에 대해 의견이 팽팽하게 나눠졌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그동안의 5기 출범 이후에 특히 시사보도 프로그램, 논평의 영역에 대해서 폭넓게 표현의 자유를 허용되어온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법정제재에 이를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며 '권고'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방심위는 치킨과 건강기능식품 등 간접광고(PPL) 상품을 과도하게 홍보한 채널A '결혼 말고 동거'(올해 3월6일 방송)에 대해서는 '주의'를 의결했다. 운동회의 우승자가 상품을 받아보는 내용을 방송하면서 간접광고(PPL) 상품을 과도하게 부각한 Mnet '보이즈 플래닛'(올해 3월23일 방송)에 대해서도 '주의'를 결정했다.

선불식 할부거래 여행상품 광고에서 상품의 총납입금·횟수·제휴카드 혜택 적용조건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 없이 상품 비용이 '0원'이라고 강조하면서 소비자를 오인하게 한 ENA 스토리 '크루즈 유어라이프'(올해 1월4일 방송)에 대해서는 '경고'를 의결했다. 기능성 화장품에 포함된 핵심 원료를 실제 함유량보다 많은 것처럼 표현해 시청자를 오인케 한 GS SHOP '매스티나 매스틱 앰플'(올해 1월30일 방송)에 대해서는 '주의'를 의결했다.

한편 방심위 결정은 제재수위가 낮은 순부터 열거하면,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와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방송프로그램 관계자 징계', '과징금' 순이다. 법정제재는 방송사 재허가·승인 심사시에 방송평가에 감점 사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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