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하이브, 윤슬 같은 뉴진스 '순수의 시대' 지키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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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하이브, 윤슬 같은 뉴진스 '순수의 시대' 지키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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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금빛 잔물결처럼 내리쬐는 햇볕은 그녀를 올가미로 사로잡은 것 같았다. 가무스름하게 볕에 탄 그녀의 뺨 위로 굽이치는 부풀린 머리털은 은실처럼 반짝거렸다. 눈도 더 밝아진 듯, 젊음에 넘쳐 투명하게 빛나다 못해 거의 색이 없는 듯이 보였다. 아처와 나란히 경쾌한 걸음걸이로 걷는 그녀의 얼굴은 대리석으로 깎은 젊은 운동선수처럼 무념무상에 빠져 있었다."(이디스 워튼 소설 '순수의 시대' 中(송은주 옮김·민음사 펴냄))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 작가 이디스 워튼의 '순수의 시대'(1920)는 남북전쟁 직후인 1870년대 미국 뉴욕 상류층의 관습·위선에 억압된 개인의 자유를 섬세하게 그렸다.

신드롬 걸그룹 '뉴진스(NewJeans)'의 신곡 '버블검(Bubble gum)' 뮤직비디오에서 민지가 읽고 있는 책이다.

여름의 어느 날처럼 너무 눈부신 청춘의 한때를 담은 '버블검' 뮤직비디오와 맞물린다. 청춘은 정말 아름다워서 위태롭고, 너무 찬란해서 애틋하다.

'버블검' 뮤직비디오에서 민지·하니·다니엘·해린·혜인이 올해 트렌드 중 하나인 '걸 코어(Girl-core) 룩'을 입고 나온 건 우연이 아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프로듀서를 맡고, 광고·뮤직비디오 제작사인 'OGG 비주얼(Visual)' 소속 이영음(Youngeum Lee) 감독이 연출한 이 뮤직비디오는 여름을 베어 문 듯한 조각들로 가득하다.

"오늘은 내가 비눗방울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줄게"라고 말하는 혜인의 티 없는 얼굴로 시작되는 뮤직비디오는 여름 감성을 제대로 풍긴다. 비눗방울, 풍선껌, 선풍기 팬, 풍선, 유리구슬, 자전거 바퀴, 바람개비, 반딧불 같은 빙키봉 등 잇따라 등장하는 원(圓) 이미지는 여름의 선순환(善循環) 고리를 그리며 청랭(淸冷)함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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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민 대표의 상징적인 오브제와도 같은 비디오 테이프, 캠코더 역시 등장한다. 이 물건들은 아날로그 향수를 짙게 풍긴다. 뮤직비디오 시작 부분에서 비디오 데크에 비디오 테이프를 넣는 장면이 있는데 테이프 라벨에 붙어 있는 그림은 뉴진스 멤버들이 직접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버블검' 뮤직비디오에서 그런데 가장 인상적인 이미지는 '금빛 잔물결' 같은 윤슬이다. 순우리말인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가리킨다. 이 윤슬이 반짝거리는 순간을 순수한 뉴진스 멤버들의 눈부신 청춘과 세밀하게 포개어 놓은 이 뮤직비디오는 그래서 미감 처리가 미학적이다.

'버블검'은 시티팝 요소를 자연스럽게 가져온 노래다. 시티팝은 이 '윤슬'적인 감성을 표현하는 데 제격이다. 금방 없어질 거 같은 청량함에서 비롯되는 아련함. '버블검' 가사에도 나오는 "거품 속에 숨었네" 딱 그 감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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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의 히트곡 '어텐션(Attention)', '하입 보이(Hype Boy)', '디토(Ditto)'를 작곡한 프로듀서 겸 DJ 이오공(250·이호형), 뉴진스 '하이프 보이' '쿠키' 'ETA' 등에 힘을 보탠 지지(Gigi·김현지) 등 하이브 외부 '민희진 사단'이 이번에도 힘을 보탠 만큼, 뉴진스의 감성적 맥락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 맥락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민 대표의 유년 시절이 있다. 최근 공개된 미국 매체 패스트 컴퍼니와 인터뷰에서 민 대표는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은 아스트루지 지우베르투(Astrud Gilberto)이며, 그녀의 대표곡 '이파네마 소녀'(The Girl From Ipanema)를 여덟 살 때 처음 듣고 울었다고 했다.

민 대표는 또 지난해 일본 패션 잡지 '뽀빠이' 7월호 서울 특집에서 일본 시티팝의 계보를 분명히 짚어내며 독자적인 뉴진스의 음악적 방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자신이 좋아했던 일본 문화라면 "60년대 브라질 스타일에 영향을 받은 재지(Jazzy)한 곡들이나 AOR('어덜트 오리엔티드 록(Adult Oriented Rock)' 혹은 '앨범 오리엔티드 록(Album Oriented Rock)'이라 불리며 솔(soul)과 펑크의 기운이 가미된 부드러운 록을 주로 가리킴) 스타일의 음악을 예로 들 수 있다"고 했다.

AOR은 1960년대 말께 서구 팝 시장에서 모타운 스타일의 솔과 블루스 음악에 다양한 장르, 전자음악 장비 등이 섞이면서 탄생했다. 신시사이저, 화음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본 시티팝에도 영향을 준 음악이다. 음악 팬들 사이에선 '올 도어스 원 룸(All Doors One Room)'의 약자인 어도어(ADOR) 사명엔 AOR에서 영감 받은 부분도 있지 않냐는 추정이 나오기도 했다. 뉴진스의 총괄 프로듀서인 민 대표는 음악 관련 고성능 안테나를 갖고 있다. 좋은 청자인 그녀는 본인이 작사·작곡을 하지 않음에도 좋은 곡들을 골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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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음악과 뮤직비디오 얘기만 해도 넘치는 뉴진스 얘기에 최근 윤슬을 가리는 안개가 꼈다. K팝, 아니 K팝 산업 이면이 사실 전쟁과 같다는 걸, 법정 공방으로 번지고 있는 민 대표·하이브 경영진의 다툼이 보여줬다.

뉴진스가 K팝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을 듣는 건, 민 대표 감성·하이브 자본 같은 어른들이 만들어낸 세계도 한몫했지만 멤버들의 티 없는 순수함에 본령이 있다. 그런 지점들이 팀의 고유성을 빚어냈다. 여러 기회 비용의 산술적인 계산이 난무하는 작금에서, 뉴진스와 팬덤 '버니즈'가 다치면 어떤 산술적인 총합도 0 아니 마이너스일 수밖에 없다.

외국 시장에서 K팝의 특히 강점 중 하나는 무해함이었다. 강렬한 이미지든, 귀여운 이미지든 삶에 해(害)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각종 술수와 상처가 넘치는 시대에 순수한 도피처가 됐다. 다행히 민 대표와 하이브 모두 뉴진스가 다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심산(心算)은 심연(深淵)을 이기지 못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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