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한국 재즈계의 신사'로 통하는 재즈 1세대 보컬리스트 겸 작곡가 김준(83)에게 헌정하는 앨범이 나왔다.

19일 유니버설뮤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김준 헌정 앨범 '왓 어 원더풀 월드 - 트리뷰트 투 김준(What a Wonderful World - A Tribute to Kim Jun)'이 온·오프라인에 발매됐다.

한국재즈협회 회장 겸 재즈 디바 웅산이 이번 앨범의 제작과 프로듀싱을 맡았다.

웅산은 "김준 선생의 곡들을 알면 알수록, 불러보면 볼수록 그 음악 세계의 깊이를 알게 됐고 이를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재즈와 우리 가요의 접점에 관심을 가졌던 김준이 재즈 대중화의 선각자였단 사실을 아는 사람이 드물다. 이는 나를 포함한 후배 뮤지션들이 이번 헌정 앨범 작업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하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총 9곡이 담겨 있는 헌정 앨범은 김준의 보컬·작곡가 면모 모두 두루 살필 수 있다. 웅산이 김준의 오리지널 작품에서 8곡을 엄선해 후배 재즈 뮤지션들과 함께 새로운 연주와 노래로 재탄생시켰다. 모두 김준의 자작곡이다. 수록곡 중 하나인 '왜냐고 묻지 말아요'엔 대중 가수 김장훈이 보컬리스트로 참여했다.

웅산은 "거의 일평생 50년 넘게 재즈를 연구하고 노래한 김준 선생을 향한 존경과 헌사를 담기 위해 곡을 고르는 과정은 감춰진 보석을 발견해 내는 듯했다"고 전했다. 재즈평론가 남무성은 "대중이 모르고 지나쳤던 노장의 예술 세계를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고 김준 선생과 함께 토론해 가며 다시 완성해 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한국 재즈의 계보를 보여준 명장면"이라 평했다.

이번 앨범의 마지막은 많은 재즈 아티스트가 부른 명곡 '왓 어 원더풀 월드(What a Wonderful World)'가 장식했다. 성기문의 피아노를 배경으로 김준이 홀로 노래한 곡이다.

김준은 50년 넘게 재즈를 노래하며 한국 재즈사를 함께 써내렸다. 불멸의 국민가요 '빨간 마후라'의 주인공인 보컬 그룹 '쟈니 브라더스' 출신으로 그룹 해체 이후 미8군 무대에서 재즈 보컬리스트로서 여정을 시작했다. 70년대 등장한 본격적인 재즈 음악가들 사이에서도 유일한 남성 보컬리스트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83세인 지금까지 현역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한국재즈모임(KJC) 창립 회장과 고문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재즈협회 이사를 맡고 있다.

작곡가로도 많은 활동을 했다. 그동안 1000여 곡이나 작곡했다. '사랑하니까'(패티김)를 비롯해 '나 이제 여기에'(박경희), '청바지 아가씨'(박상민)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그 밖에 애니메이션 영화 '인어 공주'(1989) 한국어판에 나오는 '언더 더 시(Under the Sea)'와 '손님이 돼 주세요'(Be My Guest)를 불렀다.

김준은 오는 7월5일 오후 7시30분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 3층 이벤트홀에서 헌정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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