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회 부산영화제]이창동 "영화 '시'와 윤정희는 가슴 아픈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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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회 부산영화제]이창동 "영화 '시'와 윤정희는 가슴 아픈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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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아마도 배우 윤정희에게 영화 '시'는 인생 최고의 선물이었을 겁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관객에게 끝 인사를 요청 받자 천천히 낮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윤정희를 기억해주고 사랑해주는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했다. 백건우는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CGV센텀시티에서 열린 영화 '시' 스페셜 토크 행사에 이창동 감독과 함께 참석했다. 이 감독은 '시' 각본·연출을 맡았다. 이날 자리는 지난 1월 세상을 떠난 배우 윤정희를 추모하는 성격의 행사였다. 이 감독은 어떤 질문을 받든 고인을 향한 최대한의 존중을 드러내며 나즈막하게 말을 이어갔고, 백건우는 대체로 이 감독의 말을 듣고 있었다. 전날 열린 떠들썩했던 개막식과는 전혀 다르게 차분한 자리였다. 백건우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수차례 관객과 이 감독에게 고맙다고 했다.

2010년에 나온 '시'는 윤정희 유작이다. 그는 이 작품을 찍은 뒤 알츠하이머가 악화하면서 더 이상 연기 활동을 하지 못했다. 1960~70년대 문희·남정임과 함께 여성 배우 트로이카로 불렸던 그는 1994년 '만무방'에 출연한 뒤 연기를 하지 않다가 이 감독을 만나 16년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했다. 그해 윤정희는 국내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러고는 윤정희는 다시 극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약 13년 간 이어진 투병 생활 후 들려온 건 그의 부고 소식이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윤정희를 기리며 문을 열었다. 윤정희·백건우 부부의 딸 바이올리니스트 백진희가 추모 연주를 했고, 윤정희에게 돌아간 공로상을 대신 받았다. 무대에 오른 백진희는 떠난 어머니를 떠올리며 결국 눈물을 흘렸다. 백건우는 전날 연주했던 딸을 언급하며 "참 고맙고 뜻깊은 자리였다"며 "특히 우리 딸 진희가 연주하기 참 어려운 상황에서 잘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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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시'와 윤정희의 만남을 운명이라고 했다. 그는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주인공은 윤정희라고 생각했고, 완성된 시나리오 속 '양미자' 역시 윤정희가 매우 닮아 있었다고 했다. 게다가 윤정희의 본명은 '손미자'다. 이 감독은 "윤정희 선생의 본명을 알고 있었으나 그걸 의식하고 이름을 지은 건 전혀 아니다"며 "주인공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물이니까, 아름다울 미자를 써서 미자로 지어는데 쓰고 나니까 윤정희 선생의 본명과 같았다"고 했다. 백건우 역시 영화가 나온 뒤 이 감독에게 양미자 캐릭터가 윤정희와 놀랄 정도로 닮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시'가 윤정희의 운명이었다고 말하며 이 감독은 "가슴이 아프긴 하지만"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극 중 양미자가 초기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것처럼 윤정희 역시 이 작품을 찍으며 알츠하이머가 시작됐다. 앞서 다른 자리에서 이 감독은 이와 관련된 언급을 간략하게 한 적이 있긴 하지만 이날 윤정희가 촬영 도중 보인 알츠하이머 증상에 대해 매우 자세하게 얘기했다.

이 감독에 따르면, 윤정희는 촬영 초반엔 젊은 사람보다 좋아 보였던 윤정희의 기억력은 촬영을 거듭할수록 급격히 나빠졌다. 극 초반부에 윤정희가 손자가 다니는 학교 학부형과 2분30~40초 가량 통화하는 긴 장면이 있는데, 이 장면을 찍을 땐 단번에 오케이를 받아낼 정도로 기억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극 중후반부에서 미자가 피해 학생 엄마를 만나러 가는 장면에선 기억력이 이미 많이 나빠져 있어 대사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했다.

"윤정희 선생이 당시에 대사를 기억 못해서 다음 대사를 전혀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여러분은 이런 상황에 있는 배우가 어떻게 끝까지 촬영을 마쳤을지 궁금하실 텐데, 그게 바로 윤정희 선생이 가진 배우로서 힘이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낸 거죠. 미자는 거의 모든 컷에 나오는데도 말입니다."

백건우 역시 당시 촬영을 기억한다고 했다. 그 장면을 찍을 때 윤정희가 매우 힘들어 했고, 다만 옆에서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는 얘기였다. 백건우는 "한 가지 확실한 건 윤정희 배우는 영화를 대하는 태도가 매우 프로페셔널하다는 것이었다"며 "배우로서 윤정희를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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