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염정아 "혜수 언니랑 꼭 다시 연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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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명언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가 싫어서 예술가가 되었다. - 백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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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염정아 "혜수 언니랑 꼭 다시 연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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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아무도 없고 저랑 언니만 있는 거죠. 눈물이 날 것 같은 순간이었어요. 그게 어떤 감정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요."

진숙과 춘자는 해녀다. 서해안 바닷마을 군천(가상 도시)에서 전복을 따며 생계를 잇던 그들은 밀수를 시작한다. 화학공장이 들어서면서 바다가 오염됐고 더 이상 해산물 채취로는 돈을 벌 수 없다. 항구로 들어오는 무역선이 밀수품 실은 상자를 바다에 던져 놓으면 해녀들이 그 물건을 건져 올린다. 영화 '밀수'(7월26일 공개)는 이렇게 시작된다.

진숙과 춘자는 콤비다. 피가 섞이지 않았고 성격도 다르지만 오랜 세월 함께한 그들은 죽이 척척 맞는다. 바다 안에서도 그렇다. '밀수'에는 진숙과 춘자가 함께 바다를 누비며 함께 물 속으로 들어갔다가 함께 물 밖으로 나오는 장면이 수차례 나온다. 진숙은 배우 염정아가, 춘자는 김혜수가 연기했다. 염정아(51)는 김혜수와 함께 물에서 연기하던 순간을 잊을 수 없을 거라고 했다. 그는 "세상에 나와 언니만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스태프들은 모두 밖에 있고, 저희 둘만 물 속에 있는 거예요. 저희는 잠수한 채 대기하고 있었죠. 물 속에 있으니까 감독님이 큐를 할 수 없잖아요. 언니와 제가 상황을 보고 알아서 연기를 시작했습니다. 서로 눈을 보고 하나 둘 셋을 세고 탁 하고 올라가는 거예요. 도약 직전에 혜수 언니 눈을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밀수'는 염정아가 김혜수에게서 느낀 그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이다. 진숙에게 춘자는 둘도 없는 친구에서 원수로, 원수에서 다시 생사고락을 함께한 동지가 되는 존재다. 이들은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을 때도 같은 노래를 부르고, 같은 곳을 볼 땐 눈빛만으로 상대 마음을 안다. 그렇게 두 여성은 원하는 것을 결국 손에 넣는다. 이런 '밀수'는 이른바 한국상업영화에서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여성들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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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엔 염정아와 김혜수만 있는 게 아니다. 김재화·박준면·박경혜·주보비 등 4명의 해녀가 더 있고, 이들 옆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하며 해녀들의 연대를 성공으로 이끄는 옥분을 연기한 고민시도 있다.

"혜수 언니는 저희를 정말 좋아해주고 사랑해줬어요. 그 마음이 느껴졌죠. 그래서 촬영 현장이 마치 여중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어요. 저희 해녀들에다가 옥분이까지. 같이 장난 치고 노래 부르고 춤 추고 그랬죠. '우리 너무 재밌다'라는 말을 서로 할 정도였으니까요. 이런 현장이 또 있을까 싶어요."

긍정적인 기운이 가득한 현장이라고 해서 해녀 연기를 그런 기운만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단순히 물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게 아니라 액션연기까지 해야 했기에 혹독한 훈련을 견뎌야 했다. 염정아는 이런 과정도 모두 언니 김혜수 그리고 해녀 동료 배우들과 함께 했다. 이 영화를 하기 전엔 잠수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염정아는 물 안에서 몸이 자유롭다고 느낄 정도로 트레이닝 했다.

"촬영 전 3개월 정도를 수중 훈련만 했어요. 다른 일정 하나도 잡지 않고 다같이 그것만 한 거예요. 잠수 시간을 점점 늘려갔죠. 30초에서 분 단위로 나아갔고, 귀가 힘들고 눈이 힘든 순간을 극복했어요." 염정아는 최근 또래 배우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를 통틀어 가장 액션 연기를 많이 하는 배우 중 한 명이다. 지난해 '외계+인 1부'에서 와이어 액션을 했던 그는 이번엔 수중 액션까지 선보인다. 염정아는 '외계+인 1부' 개봉 당시 "몸을 쓸 줄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에 염정아는 "뭐든 닥치면 다 하게 되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액션 연기를 또 할 수 있다고 말한 염정아는 김혜수와 다시 함께 연기하는 것엔 단서를 달지 않았다. 그는 "난 그냥 언니랑 또 같은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만큼 좋았어요. 언니가 너무 좋아요. 의지가 되고, 언니의 칭찬을 들으면 더 잘하고 싶어요. 그 힘으로 이번에도 연기를 열심히 할 수 있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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