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윤진 기자 = ‘망우역사문화공원’에 잠든 위대한 예술가들을 만난다.

26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되는 KBS1 TV 예썰의 전당'에서는 유홍준 교수와 함께 '망우역사문화공원'에 대해 알아본다.

황소의 화가 이중섭, 시 '님의 침묵'을 쓴 한용운,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유관순 열사 등 망우리역사문화공원에는 우리나라 근현대를 대표하는 위인들이 잠들어있다.

가장 먼저 만나볼 이는 대구를 대표하는 천재 화가 이인성이다. 그는 고갱의 '원시적인 색감'을 떠올리게 하는, 대표작 '가을 어느 날'을 그렸다. 이 작품을 본 김구라는 "한국의 고갱이라 불러도 무리가 없다"라며 감탄한다.

1912년생 이인성은 그림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 일찍이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24살에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최고상을 수상하는 등 온갖 상을 휩쓸며 한국과 일본 화단을 뒤흔들었다. 이인성의 고향인 대구에는 "달리기는 손기정, 춤은 최승희, 그림은 이인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인성은 천재의 아이콘이었다.

하지만 이 천재 화가에게는 죽어서도 떨쳐내지 못한 부정적인 꼬리표가 하나 붙어있었다. 이에 유홍준 교수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고 해 궁금해진다.

역사문화공원에 잠든 또다른 예술가는 조각가 권진규이다. '생각하는 사람'을 조각한 로댕의 제자라는 썰이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한다. 이에 대해 김인혜 학예사는 로댕, 부르델, 시미즈 다카시, 권진규로 이어지는 사제관계 때문이라며, 로댕의 사실적인 묘사는 권진규의 작품에도 그대로 드러난다고 설명한다.

방탄소년단 RM 역시 권진규의 '말'이라는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는데, 권진규의 말년에 대해 알게 된 출연자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한다. 그를 사랑하는 RM의 목소리로 권진규의 마지막 순간을 들어본다.

비극적인 생을 마치고 망우에 함께 잠든 두 천재 예술가, '이인성'과 '권진규'가 잊혀진 이유에 대해 유홍준 교수는 사람들이 관심이 없고 공부를 안 해서 그렇다며, "이건 KBS가 반성해야 한다"라고 일침을 날린다.

한편, 망우역사문화공원에는 '어린이들의 영원한 친구', '방정환'과 '강소천'이 잠들어 있다.

소파 방정환은 어린이날을 제정하고, 최초의 아동 잡지를 발간하는 등 어린이의 인권 신장에 힘쓴 인물이다.

심용환은 방정환을 "어린이와 관련된 각종 콘텐츠를 만들었던 '조선의 에듀테이너'"로 소개하며, "내가 많이 따르고 있는 부분"이라고 존경을 표했다.

강소천 역시 아동문학의 대부로서 어린이를 위해 많은 작품을 써냈다. 그의 시로 만든 동요만 100여 편에 이르는데, '코끼리 아저씨', '스승의 은혜' 등 그의 작품은 시대를 초월해 전 세대를 아우른다.

마지막으로 유홍준 교수는 꼭 소개하고 싶은 특별한 분이 있다며 한 묘를 보여준다. 묘비에는 "한국인의 마음속에 살다 간 일본인. 여기 한국의 흙이 되다"라고 적혀있고, 그 옆엔 팔각백자항아리 조각이 있다.

과연 우리나라 위인들과 함께 망우역사문화공원에 잠든 이 일본인의 정체는 누구일지 궁금함을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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