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기를 대화로 해결 할 수 있을까?

K양의 말처럼 나는 권태기가 왔을때 그것을 공론화 시켜서 대화로 풀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말을 한다. 많은 사람들은 만병통치약처럼 대화만 하면 모든 트러블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대화로 해결되는건 많지 않다. 

오히려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를 공론화 함으로써 문제를 만들고, 또 상대화 이견을 좁힌다고 시작했던 대화가 상대와 입장차이만 확인하고 상황을 더 악화시키곤 한다. 

물론 대화 자체가 문제를 일으키는건 아니다. 제대로된 대화를 하려면 대화를 시작하기전에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정리하고 상대의 입장을 편견없이 인정하고 수용해주는등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지만 대개의 경우 충분한 준비없이 다짜고짜 대화를 시도하며 답답한 마음에 자신의 입장을 강요하듯 대화를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K양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K양이 남자친구에게 권태기 문제를 풀기 위해 대화를 시도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처음엔 대화가 되는듯 싶겠지만 남자친구는 자꾸만 잘 모르겠다는 식으로 말끝을 흐릴 것이고 답답한 K양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자꾸만 남자친구에게 명확한 해결방법을 내놓으라는 식으로 다그치게 될거다. 그 결과는 생각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 

그러니 이럴땐 막연히 대화를 시도하고 대화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할게 아니라 남자친구가 지금 우리에게 별 문제가 없다고 느낄 수 있도록 K양의 삶에 집중하며 평소의 모습을 유지하는게 맞다. 

남자친구와 절대로 대화하지 말고 모든것을 무시하라는게 아니다. 굳이 대화로 권태기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아도 K양이 자신의 삶에 집중하며 평소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면 권태기 케이스중 75%정도는 스치듯 넘어가곤 한다. 

물론 남자친구가 먼저 대화를 요청할 수도 있다. 그리고 남자친구가 먼저 대화를 요청했다면 아마도 부정적인 결론을 이미 내린 상황일 것이고 K양이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건 남자친구가 어떤 것을 요구하든 그것을 들어주는 것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두려워할것은 없다. 

대화의 강력한 힘은 어떤 문제를 객관적으로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와 통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에 있다. K양이 남자친구의 부정적인 결론에 반박을 하거나 설득하지 않고 즉시 수용을 해주고 인정을 해준다면 남자친구는 그 순식간에 부담에서 벗어나게 되고 K양과 통한다는 느낌을 받으며 고마움을 느낌과 동시에 K양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 

잠시 시간을 갖게 되든, 잠깐 헤어지게 되든 중요한건 남자친구가 K양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일단 호의적인 태도를 유지하게 되면 얼마든지 자연스럽게 관계 개선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