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덕연구소] 외계인 납치해서 만들었나? 너무 시대를 앞서가서 망한 게임기기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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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덕연구소] 외계인 납치해서 만들었나? 너무 시대를 앞서가서 망한 게임기기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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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사는 지난 2021년 10월 7일 네이버 포스트 게임동아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레트로 게임 전문가이신 검떠 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너무 시대를 앞서 나와서 결국 망하고 만 게임기기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너무나 획기적이어서 거북했던 경험이 있다?]

조기자 : 안녕하세요 검떠님, 조기자입니다. 오늘 또 재미난 주제가 나왔군요. 너무나 시대를 앞서가서 망한 게임들이라뇨. 시대를 앞섰다는 건 당시 기준으로는 너무 획기적이라고 할 정도로 대단했다.. 이런 느낌이겠죠?

검떠 : 그럼요. 조기자님도 아시겠지만, 경제적 버블 시대를 거쳐 말도 안되는 각종 게임들이 등장했던 시절이 있지요. 요즘에야 VR 기술이 활성화됐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텐데, 이미 90년대 초부터 활성화됐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또 각종 체감형 게임이나 오감을 활용한 게임들도 꽤나 일찍 나왔었죠.

한마디로, 시대가 좀 더 무르익었다면 충분히 승산을 보였을 수 있는 여러 아이디어들이 아주 옛날부터 등장했었다는 거죠. 그 여러 노력과 가정들을 오늘 엿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다른 의미로

[이 시대에 이런 게임이? 시대를 앞서간 게임기기들!]

검떠 : 자아 그럼 시작해볼까요? 저는 아주 예전부터 참 신기하다 싶었던 게임이 있었어요. 바로 세가의 3D 글래스 였죠. 세가 마스터 시스템에 활용되는 3D 게임 용 안경이죠.

조기자 : 세가 마스터 시스템..이라면 닌텐도 패미콤과 강렬하게 겨뤘던 세가의 콘솔 게임기 아닙니까?

검떠 : 그렇죠~ 나름대로 일본에서 선전했던 게임기였죠. 국내에서도 삼성을 통해 정식 발매가 되었으니 아실 분들은 다 알고 계실 겁니다. 무려 북미에 1986년도에 모습을 드러냈던 게임기로, 카드 방식의 카트리지와 팩 방식 둘 다 활용이 가능한 기기였죠.

(세가 마스터 시스템)

(패미콤을 능가하는 성능을 보라! 이 따스한 발색! 패미콤과는 상대가 안된다)

(추억의 알렉스 키드! 세가 마스터 시스템의 게임이었다)

(오락실 최고의 인기를 누렸었던

(소닉도 빼놓을 수 없지! 게임기어 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엄청난 스피드를 자랑했다)

조기자 : 세가 마스터 시스템이 어떤 게임기지? 했던 분들 중에서도 이 게임기 사진을 보면 아아~ 하셨던 분들이 계실 겁니다. 나름대로 국내에 꽤 유통이 됐었거든요. 각종 잡지에 광고도 나왔었구요.

조기자 : 이런 식으로 게임기 광고가 나왔었죠. 둥그런 헬맷과 함께 삼성 마크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광고.. 가격은 11만9천 원.. 80년대 가격으로는 굉장히 비싼 거였죠. 지금으로 따지면 100만 원 이상?

검떠 : 맞아요. 이 삼성 겜보이가 국내에 정식 출시된 것은 1989년 4월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광고 오른쪽에 보면 3D 글래스가 있는 게 보이시죠? 저 3D 글래스가 바로 오늘 소개할 물건입니다. 국내 정식 발매 제품은 지금 구할 길이 없어서, 지인 분의 일본 소장품을 소개해드립니다.

(3D 글래스 박스 셋의 모습. 아직도 이렇게 보관되어 있다니 대단하다)

(뚜껑을 연 모습. 3D 글래스와 연결 유닛이다)

(세가 마스터 시스템에 이런 식으로 연결하면 된다. 1988년도 게임이다)

검떠 : 3D 대응 게임들이 여러 개 있는데요, 1980년도지만 당시 기술로는 대단히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방식은 뭐, 기존의 3D 구현 방식과 흡사합니다. RGB 색상을 좌우로 차이를 둬서 입체감 있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죠. 그래서 저 안경을 통해서 보면 '오~ 그럴 듯 한데?' 싶을 정도로 입체감이 있게 보여집니다.

제가 지인분께 부탁해서 이 안경을 통해서 어떻게 보이는지 찍어봤습니다.

(안경을 통해 바라본 화면. 묘하게 입체감있어보이지 않은가?)

(적이나 비행기가 튀어나와 보인다. 게임 자체는 무척이나 단순하지만...)

조기자 : 확실히 시대를 너무 앞서갔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약간의 3D 효과를 줄 순 있었겠습니다만, 조악한 도트 그래픽으로 구현해봐야 한계가 명확했겠죠. 진짜 최소한 네오지오.. 아니 새턴이나 플스 정도는 되어야 뭐라고 표현을 하지 않았을까요. 당시에는 그냥 조악한 장난감 수준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검떠 : 재미난 점은 당시에 이같은 3D 표현이 꽤 이슈가 되었다는 점이죠. 아케이드 센터에도 굉장히 많은 VR 기기들이 출시되었고, 가정용으로도 같은 규격의 3D 글래스 호환 제품들이 출시되었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ASUS도 이미 그 당시에 이런 3D 글래스 제품을 만들어냈다는 거~~

(VR 기능을 도입한 ASUS의 VR-100G)

검떠 : 이 ASUS VR-100G 안경. 오리지널 안경과 매우 유사하게 보이는 형태라고 하더라구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했지만 조금 어둡게 보인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일단 박스에 써있는 글귀를 보세요. VR 3D Glasses!! 저것만 봐도 알 수 있는 게.. 80년대에 이미 상용화된 VR 게임들이 출시됐다는 겁니다. 지금처럼 고개를 돌리는 방식은 아니지만 '버추얼 리얼리티'에 대한 시도가 있었다는 거죠.

또 하나는 바로, 세가 마스터 시스템의 라이벌 기기.. 라기 보다는 넘사벽 인기를 누리던 게임기, 패미콤에도 비슷한 3D 안경이 있었습니다.

검떠 : 요상하게도 세가 3D 글래스와 이 닌텐도 제품도 호환이 된다고 하던데, 오히려 세가 마스터 시스템판 보다 심지어 더 밝게 나온다는 해외 포럼 글이 있더군요.

조기자 : 이러한 VR 시도가 80년대부터 이어졌다는 점은 참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가의 '행온'부터 시작된 입체감 있는 체험형 게임기가 몇 년 되지 않아 이렇게 VR화 되고 가정용까지 발전되어 보급됐다는 점은 이미 그 시절부터 '변화'와 '혁신'이 매우 중요했다는 걸 말해주는 것 같네요.

검떠 : 여담이지만 세가의 VR 도전은 이후에도 계속됐죠. 저는 여러 초창기 VR 머신 중에, 마이클 잭슨과도 깊은 인이 있는 AS-1이 인상적이더군요. ^^

(아케이드 게임센터에서 가동됐던 As-1)

(또 다른 상용 버전 VR-1)

검떠 : 이렇게 여러 시도가 있었습니다만.. 시대적으로는 너무 이른 게 아니었을까요. 가격도 가격이고, 기술적 한계로 원하는 만큼의 표현력도 안되었기 때문에 빨리 사장되어 버린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

너무 시대를 앞서가서 망했다.. 그런 표현이 딱 맞는 기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 286 시절의 체감형 피트니스! COMPUTER ATHLETE -

검떠 : 두 번째 게임은 바로 'COMPUTER ATHLETE' 입니다. 이 게임으로 말하자면.. 흠. 동작 인식 형 게임기의 할아버지 뻘 게임이라고 할까요?

동작 인식 하면 떠오르는 게임들이 있죠? 닌텐도 위! 동작을 인식해서 여러가지 화면 속 게임들이 반응하는 게임들이요. 뒤늦게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이나 MS의 엑스박스에서도 관련 기술을 활용한 키넥트 게임들이 나왔습니다만, 실제로는 전세계적으로 닌텐도의 위가 이같은 시장에 바람을 불었다고 하겠습니다.

(286 시절부터 이미 체감형 피트니스 게임이 존재했다니.. 놀랍다)

조기자 : 오 그런데, 이제보니 90년도 중반, IBM PC 286 시절부터 이미 이같은 체험형 도스 용 피트니스 게임이 존재했다! 라는 건가요?

검떠 : 네 그렇습니다. 시대적으로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겠죠? 사진은 네이버 카페 오삼동의 사과로 불리우는 네떼루 님께서 제공해주셨습니다.

(상자를 열어보니 3.5인치와 5.25인치 디스켓이 반겨준다)

(뒷면을 보니 정말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지원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장비를 꺼내보자)

(꽤나 많은 연결이 필요하다)

(동작 센서의 모습)

(DC 12V가 아니라 AC 12V라는 점이 특이하다)

(전부 연결한 모습이다)

검떠 : 신기하죠? 286 시절에 이런 게임이 가능했다니.. 하하.

이 게임 출시가 1995년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때 다들 CRT 모니터에 도스 게임 돌리고 있던 시절 아닙니까. 그런데 이미 사람의 몸이나 동작을 센서를 통해 인식해서 게임에 대응하는 게 가능했다니..

조기자 : 그러게요. 신기합니다. 저는 286으로 '페르시아의 왕자'나 '지카의 전설', '삼국지2' 같은 게임 하면서 좋아했던 게 전부인데 말이죠...

(페르시아의 왕자만 해도 훌륭하다고 생각했으나...)

(해외에서는 이렇게 체감형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니 믿기지 않는다)

검떠 : 연결이 꽤나 복잡하긴 합니다만, 연결을 다 하면 센서를 통해 잘 동작하는지 체크를 하게 되더군요. 별도의 운동 기구에 센서를 연결하고 동작을 인식해서 달리기 등을 하여 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목적이죠.

조기자 : 요즘에야 자전거로 1등 경주를 하는 식으로 기능성 게임이 도입됐는데, 1995년이면 지금으로부터 26년 전이잖아요. 환상적이네요 ㅎ

(하드웨어 테스트)

(하드웨어 테스트)

검떠 : 자전거, 스키, 달리기, 걷기 등등 여러 게임 화면을 띄우고 센서에 감지되면 컴 화면에 기록이 나타나는 방식... 레트로 PC에 이 기기가 있다면 전용으로 운동할 수 있었죠.

아직도 가끔 이베이에 관련 물품이 출시되곤 하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얼른 구입해서 최첨단? 피트니스를 즐겨보세요.

조기자 : 그전에 286 부터 세팅하는 게 먼저 아닌가요? ;; 도스 명령어도 이제 가물가물합니다만.. 하하

(다양한 게임을 고를 수 있다. 자전거, 스키, 달리기.. 신난다~~~)

검떠 : 뭐.. 결과적으로 이 게임은, 망했죠. 우선 작은 화면으로 생동감을 느끼기도 어려웠고, 한 번 즐기려면 너무 번거로웠죠. 주렁주렁 설치만 30분은 걸리는 상황. 그냥 의욕만 앞섰던 게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드네요. ^^

- 비싼 팩 대신 도입한 CD의 극악 로딩, 네오지오 CD -

검떠 : 네오지오CD 또한 이 포스팅에 참으로 어울리는 게임기죠.

기본적으로 '네오지오CD'는 가정용 게임기 네오지오와 동일한 성능에, 게임을 팩이 아니라 CD로 전환하여 게임 가격을 극단적으로 낮추자는 취지로 개발되었습니다. 또한 대용량 매체인 CD를 채용함으로써 사운드 등을 훨씬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죠. 여러가지 취지나 같은 것들은 굉장히 좋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너무 시대를 앞서간 게임기, 네오지오 CD)

조기자 : 저도 처음에 네오지오CD가 발매된다는 얘기에 엄청 기대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 네오지오 팩은 30만 원이 넘어가는 게 일반적이었거든요.

게임 하나를 사기 위해서는 두세 달 정도 점심을 굶어가며 꼬박 용돈을 모아야 가능했던 수준이죠. 그런 오락실용 네오지오 게임을 단돈 7만원!!에 구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꿈과 같은 얘기였습니다. 저도 네오지오CD를 구입할 때 막 꿈과 희망에 사로잡혀 있었어요.

검떠 : ㅋㅋ 그렇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런 꿈과 희망을 품고 네오지오CD를 사들이게 되죠. 하지만 결과는.. 무척이나 참담했습니다. 구입한 사람들 누구든지 미칠듯한 로딩에 다 게임기를 집어 던지고 싶어하더군요.

(사람 환장하게 만드는 원숭이. 극악의 로딩은 너무 충격적이었다)

조기자 : 하아.. 지금 생각해도 화가 나네요. 네오지오 CD 초기형 기기는 극악의 로딩시간 때문에 게이머들을 암걸리게 할만큼 열받게 하는 기기였죠.

네오지오 같은 대용량 패키지를 1배속 CD롬으로 꾸민 SNK에게는 정말 너무 어처구니 없어서 큰절을 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사무라이 쇼다운' 같은 경우 첫 스테이지에 들어가기 위해 어느정도 기다려야 하나 봤더니 평균 1분 40초 정도를 기다려야 하더군요. 대전 게임 한 판 하려면 1분 40초를 기다려야 하는 현실이라니.. ㅋ

검떠 : 실제로 최신 게임기인 '폴리메가'와 네오지오 CD와의 로딩 비교를 해보면, 어느정도 격차가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영상을 한 번 보세요.

네오지오 CD.. 캐릭터가 바뀌는 킹오파 류 게임엔 정말 쥐약이었다...

조기자 : 심지어 '킹오브 파이터즈' 시리즈 같은 경우 캐릭터가 3명이 나와야 하는데 캐릭터 바뀔 때 마다 로딩을 기다려야 하는 산뜻함?!을 맛보여주기도 했죠. 때문에 당시에 친구들을 데려오면 세가새턴으로 '버추어파이터' 한 판 하고 네오지오CD 로딩 끝나면 '사무라이 쇼다운' 한 판 하고.. 또 로딩 걸리면 '버추어파이터' 한 판 하고 그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향후 로딩이 개선된 CDZ가 출시되었으나.. 역시나 호평은 받지 못했다)

검떠 : 뒤늦게 SNK 에서는 이런 네오지오CD의 결함을 극복한 네오지오CD Z 등의 버전업 기기를 내놓았지만, 역시나 1분 넘는 로딩 시간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극복하진 못했습니다. 57만 대가 팔려나가는 등 나름 선전하긴 했습니다만 네오지오CD는 역시나 미완성 기기 정도 수준으로 평가해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는 네오지오 게임이 생각난다면 최근에 SNK에서 40주년 기념으로 개발중인 '네오지오 미니' 같은 게임기를 구입하시는 게 현실적으로 보여지네요. 개인적으로는 저도 무척 기대하고 있는 게임기입니다. 화면이 4대3이 아닌 것에는 좀 호불호가 있겠지만요.

- 네트워크 대전은 꽃피우지 못했다, 세가 모뎀 시리즈 -

검떠 : 음.. 세가 모뎀.. 이라곤 하지만, 정확히는 메가드라이브의 모뎀, 세가새턴의 모뎀, 그리고 드림캐스트의 모뎀을 합쳐서 표현하려고 합니다.

세가는 일찍이 모뎀을 통한 네트워크 플레이를 시도해왔었죠. ISND, ADSL 시절부터죠. 말 그대로 광통신 전에 초창기 모뎀 시절부터 네트워크 대전을 꾸준히 시도해왔던 겁니다.

(메가드라이브 모뎀! 처음보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이런 모양으로 생겼다)

검떠 : 메가드라이브로 전화 회선을 이용하여 네트워크 통신을 통해 컨텐츠를 다운로드해서 즐길 수 있게하는 획기적인 기획 제품이었습니다. 네트워크 대전까지는 아니지만 집에서 편하게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으라는 거였죠.

이런 시도가 엄청 빠릅니다. 무려 1990년 11월 3일에 발매 되었는데요, 서울 올림픽 후 2년 뒤라는 걸 보면 장난 아니게 선구자적인 서비스라고 할 수 있었죠.

다만 가격이 꽤 비쌌는데요, 메가 모뎀과 ‘게임도서관‘을 합쳐서 12,800엔, 모뎀 본체만 9,800엔으로 발매되었죠. 모뎀 속도는 1200bps 정도였습니다. (콘텐츠 크기가 크지 않아서 할만했을지도?)

조기자 : 빠르긴 빠르네요 정말.. 그런데 대응 게임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흠..

검떠 : 그렇죠.. 대응 소프트도 손에 꼽았습니다. ‘사이버볼’, ‘어드밴스드 대전략’, ‘TELTEL마쟝’, ‘TELTEL스타디움’, ‘자금성’ 등이 전부죠...여튼 PC에서 온라인 게임이 제대로 태동하기 전부터 이런 서비스라니, 대단히 앞서 나간 회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너무 시대를 앞서나가서 망한 게임에 딱 맞죠.. 하하하...

검떠 : 세가새턴의 팩 슬롯은 상당히 많은 가능성을 열어준 슬롯이었죠. 메모리를 확충하여 2D 게임을 아케이드 센터 못지않게 해주기도 하고 세이브도 가능하게 하는 등 만능 역할을 했는데요, 그중에서도 세가 모뎀은 상당히 이색적이라는 평가를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네트워크 전용 게임으로 출시된 버추어 파이터 리믹스)

검떠 : 메가드라이브 모뎀의 시도 이후에, 세가 새턴에서도 세가의 네트워크에 대한 욕심은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새턴용 모뎀과 해당 모뎀으로 연결해 즐기는 네트워크 서비스인 '넷링크' 서비스를 본격화 한 것이죠.

팩을 꽂는 슬롯에 모뎀을 장착하고, 인증 카드를 넣고, 대응 게임에서 접속 모드를 기동시키면 XBAND 서비스에 연결되어 대전 게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모뎀 속도도 최대 28.8kbps 로 메가드라이브 시절보다 빨라졌죠.

조기자 : 휴... 하지만 가격이 녹록치 않았네요. 19,900 엔. 상당히 비싸죠. XBAND 카드도 별도로 2천 엔을 내고 서비스 비용으로 한 판에 20엔을 추가 과금했죠.

'철권'이나 '버추어파이터'가 아케이드 게임센터에서 업주에게 판당 과금을 물리는 사례도 있긴 하지만, 판당 과금이 별도로 들어가니 누가 좋아했을까요. 당연히 망했죠. 처절하게 망한 또 하나의 사례가 되고 말았습니다.

검떠 : 그래도 또 다시 세가의 네트워크에 대한 욕심은 주욱 이어졌습니다. 바로 드림캐스트 까지요. ㅎ

(아예 기본 탑재됐던 드림캐스트 모뎀)

(이렇게 연결되는 구조였다)

(전화선을 연결한 모습)

검떠 : 드림캐스트 모뎀도 당시 경영진이었던 오카와 이사오의 입김이 꽤 셌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메가드라이브 시절부터, 네트워크 시대가 온다며 네트워크의 선구자를 자처했던 세가는 드림캐스트에는 아예 모뎀을 기본 탑재했죠.

그래서 2000년 6월부터 아예 오카와 이사오의 이름을 딴 isao.net 서비스가 시작됐죠. 게임 데모 버전을 다운로드하고 이후 정식 버전을 구입하는 등 최신 게임기인 PS4 시절에서나 활성화되는 서비스가 그 시절부터 이미 시도되었던 것이죠...

검떠 : 그리고 북미에서도 2000년 9월부터 세가넷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본격화 했습니다만, 역시나 인프라 부족, 그리고 PS2의 범람?에 의해 드림캐스트의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세가의 네트워크 시도도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조기자 : 이렇게 보니 세가.. 정말 미래 선구자적인 회사로 개혁을 시도하다 쓸쓸하게 바스라져갔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ㅠ_ㅠ 아 세가여...;;

- 세상은 이런 3D를 원하지 않았다, 버추얼 보이 -

검떠 : 닌텐도의 전설의 게임기이자 최고의 참패를 경험시켜주게 했던 게임기죠. '버추얼 보이'! 이 게임기도 이번 포스팅에서 절대 소개하지 않을 수 없는 게임기라고 생각합니다.

검떠 : 휴.. 쉽지 않은 게임기죠. 1995년 발매인 걸 보면 세가새턴이나 플레이스테이션이 출시되는 시기죠. 당시에 막 3D 그래픽이 이슈가 되긴 했습니다만, 리얼 3D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닌텐도 입장에서는 일반 3D 그래픽이 아니라 한층 더 깊은 공간감을 느끼게 해주는 기기를 내놓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만.. 너무 시대를 앞서갔다고 할 수 있죠. 생각해보면 이러한 3D 효과는 20년도 지난 시점에 3DS에서 겨우 구현화되었고, 그마저도 외면 당했으니까요.

조기자 : 맞습니다. 시대를 앞서갔던 게임기인지 아닌지는 평가가 나뉘겠습니다만, 여튼 좋게 봐줘도 붉은 빛으로 괴상망칙한 화면을 출력해주는 요상한 게임기.. 인 건 확실합니다.

(압도적인 입체감을 보여주긴 했으나...)

지옥을 표현한 듯한 붉은 색에 10분만 플레이해도 눈이 아프고 고개가 아픈 건 어쩌하리..

검떠 : '버추얼보이'는 1995년 7월 21일에 일본에서 발매되었는데요, 당시는 한참 차세대 게임기 붐이 일어날 때 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닌텐도에서 새로운 '휴대용 게임기'로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등장한 것이 이 '버추얼 보이'죠.

지금 짐작으로는 닌텐도64가 나오기 전에 나름 타사의 차세대기들을 견제하려는 의도였지 않았나 싶습니다만, 도저히 휴대용이라고 할 수 없을 만한 크기에, 거치용으로 분류하더라도 5분만 플레이하면 눈알이 충혈될 듯 아프고 또 목도 심하게 통증을 느껴야 하는 게임기였기 때문에 폭망(폭발적 망함)하고 말았죠.

조기자 : 저는 딴 것 보다 풀 컬러 색이 아니라 단색 계열의 4색이라는 점은 충격적이었죠.. 붉은색 LED를 채용해서 계조가 단 4단계였던 것은 총 천연색 게임기들이 판치는 그 당시에는 답이 없는 성능이었다고 하겠습니다.

해상도 또한 384 224로 하이 레졸루션(640 480)이 실현되던 당시 시기와는 동떨어진 형태였다고 할 수 있겠고 닌텐도 쪽 극렬 매니아분들에게서 조차 환영받지 못했던 것이 이 게임기의 쓰레기성을 증명한다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ㅋ

검떠 : 개인적으로는 한때 3D TV 의 열풍이 불어오다가 사라져버리고 말았는데, 그런 원천적인 시도가 바로 이 '버추얼보이' 아니었나 생각되고요, 삼성이나 LG 등 가전업계 담당자들이 이 버추얼보이를 체험했었더라면 3D TV를 만들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ㅎ

- LD와의 만남, 너무 이르지 않았나.. MSX LD 게임들 -

검떠 : 80년대, 일본은 버블 시대의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아주 조악한 성능을 가진 MSX를 어떻게 표현력을 늘릴까..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고민하던 개발자들이 떠올린 생각... 배경을 미려한 영상으로 꾸미고 거기에 캐릭터들만 MSX로 표현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고 말았던 거죠. 그렇게 등장한 게임이 바로 MSX LD 게임들입니다.

아이디어 자체는 엄청 좋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MSX와 LD의 만남. 스타 파이터 출동이다!)

(LD 동영상 능력으로 미려한 배경을 구현할 수 있었다.)

검떠 :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성능이 극히 떨어지는 MSX 뒤에 LD 플레이어로 영상을 쏴서 미려한 배경 그래픽을 만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조기자 : 흐.. 이전에 한 번 소개한 적이 있는 게임이죠. '스타파이터'! 이러한 아이디어는 실현이 되어버렸고, MSX에 맞는 레이저디스크가 출연함과 동시에 상용화되고 말았습니다. 대단하죠. ㅋㅋ

(파이오니어 MSX와 호환된다. 당연히 LD 플레이어도 파이오니어여야 된다...)

검떠 : 방식은 간단합니다. 배경화면으로 당시로써는 엄청난 고퀄리티 영상이 나오고, 그 영상과 싱크를 맞춰서 판정이 생기는 거죠. 그리고 MSX로 조작 가능한 비행기가 동굴을 탐험하듯 배경을 피해다니면서 적을 해치우는 3차원 슈팅 게임이 탄생하게 된 겁니다. 그게 바로 '스타파이터'죠.

조기자 : 음.. 가격도 가격이고.. 국내에서 실기로 즐겼던 사람이 좀처럼 없을 것 같은 게임임에는 틀림없네요;; 허허.

검떠 : MSX로 상상만 하던 일이 현실로 벌어지다니,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같은 방식은 조금 더 발전하여, 메가CD 실피드로 이어지게 되죠. 메가CD의 실피드도 이렇게 뒷 배경에 싱크를 맞추고 실제로는 적 오브젝트만 상대하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기자 : 실피드! 제가 메가CD 게임 중에서 가장 사랑하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고등학생 시절에 메가CD를 현역으로 돌리면서 너무 너무 재미있게 즐기던 게임이죠. 당시에는 근성으로 끝판 깰 수 있던 게임인데.. 이제는 늙어서.. 그냥 유튜브 영상 보면서 만족하는 게임이기도 하죠...

여튼 당시에 이 실피드의 연출에 전율했던 기억이 지금도 선합니다. 너무 멋있어서 녹화해서 한 번씩 보고 그랬었어요. 친구들 집에 불러와서 보여주기도 하고.. ^^

(이러한 아이디어가 발전하여, 메가CD 시절 실피드로 재구성됐다고 보여진다)

동영상과 맞물려 엄청난 연출을 표현하는 것이 가능했던 실피드

검떠 : 여튼, 이러한 LD와의 연결 시도는 CD 매체와 맞물려 더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말하고 싶은 점은, 그 시절 팔콤은 너무 시대를 앞서갔던 게 아닌가 하는 겁니다. 80년대부터 이렇게 대단한 시도를 했던 것을 꼭 한 번 기억해야겠습니다. ^^

- 그것은 너무 이른 시도였다, 패미콤 파워 글러브 -

검떠 : 자아 오늘의 마지막 소개입니다. 마지막은 역시 이거지! 싶은 기기인데요, 바로 파워 글러브(Power Glove)입니다.

1989년 닌텐도 패미콤 용으로 출시된 컨트롤러로, 미국에서는 마텔이, 일본에서는 PAX사가 생산을 맡았죠. 정식 라이선스를 받은 제품이었으나, 닌텐도는 이 주변 장치의 설계나 발매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조기자 : 파워 글러브!!! 텔레비전 또는 컴퓨터 스크린에 인간의 손동작을 구현하는 최초의 주변 장치 컨트롤러 아니겠습니까!! 특히 미국에서만 거의 10만 대가 생산되고 판매되는 등 상업적으로도 성공적이었다고 들었네요.

검떠 : 네 잘 팔렸다곤 하는데.. 판매량이 이 기기가 훌륭했다고 말해주는 건 아닙니다; 워낙 초창기 시도였기 때문에 조작도 부정확하고 아이템 이용도 어렵고.. 원성도 많이 샀던 기기죠;

(파워 글러브의 구성품들)

검떠 : 어떤 면에서 이 기기는 닌텐도의 가슴 아픈 실패작 중 하나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결국 닌텐도 위 등을 통해서 동작 인식 기술이 게임의 역사를 바꿨다는 점에서 소중한 자양분이 아니었나 생각되기도 합니다.

단숨에 영화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기, 파워 글러브! 우리는 이 기기를 꼭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

조기자 : 오늘 이렇게 시대를 앞서간 게임, 게임기들을 살펴봤는데 어떠셨나요?

검떠 : 예전 기억들을 속속 꺼내드니 너무 즐거웠습니다. 가끔 조기자님이 추임새도 넣어주시니 좋네요. 다음에도 이렇게 색다른 주제를 꺼내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조기자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조기자 : 네에 검떠님. 수고많으셨습니다. 그럼 다음주에 또 뵙겠습니다. 자아~ 이렇게 이번 시간에는 '시대를 앞서간 게임기’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igelau@donga.com)에게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검떠 소개 :

패미콤 전문이지만, 다른 레트로 게임기도 못지않게 사랑하는 이 시대의 대표 덕후.웹에이전시 회사 대표이자 '레트로 장터' 운영자로서 '패미콤 올 게임' 컴플리트를 하는 등 레트로 게임 콜렉터로도 유명하다. 재믹스 네오, 재믹스 미니를 만든 네오팀 소속이기도 하다.

조기자 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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